[길섶에서] 반려동물/김성곤 논설위원

[길섶에서] 반려동물/김성곤 논설위원

김성곤 기자
입력 2019-02-14 17:06
수정 2019-02-15 03:1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처음에는 늦둥이 얘긴 줄 알았다. “우리 애기 때문에 일찍 가야 해.” 오래전 전철 안에서 들은 중년 아줌마의 통화 내용이다. ‘애기 때문이라고?’ ‘저 연세에 용하기도 하다. 손주 얘긴가.’ 그러다가 그게 반려동물 얘기라는 것을 몇 년 지나서 알게 됐다. 온통 주변이 개 얘기다. 히말라야 트레킹 중에도 군대 간 자식 못지않게 챙기는 게 반려동물이다. 어디서나 자식 얘기는 피해도 반려견 얘기가 나오면 끝이 없다. “젊었을 때는 주변 사람들의 애 키우는 얘기 들어주느라고 힘들었는데 요즘은 개 얘기 들어주는 것이 힘들어요.” 후배의 토로에 100% 공감한다.

엊그제 반려동물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환불을 요청했다가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자 바닥에 던져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 일파만파다. 반려동물은 심리적 교감을 통해 안정을 주고, 치유효과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처럼 배신하지 않고 순종하는 것이 좋아서 반려동물을 곁에 두는 시대는 지났다. 싫증나면 버리고, 말 못하는 짐승이라고 학대도 많이 한단다. 나는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왕 반려동물을 두었다면, 가족으로 받아들여 아끼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양의 어떤 학자처럼 반려동물의 생각을 읽고자 뇌파측정을 하지는 못할지언정.

sunggone@seoul.co.kr

2019-02-15 29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