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네팔 히말라야 토롱라 패스를 넘었다. 2013년 이후 세 번째 네팔 방문이다. 트레킹 중 화제는 ‘막살기’였다. 고도가 3000m를 넘어서자 하나둘씩 두통, 설사 등 고산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평소 술 마구 먹고, 체력관리 제대로 안 했다는 이른바 막산 사람 가운데 ‘고산증 프리’가 제법 많았다. 반대로 국내서 산 좀 탔다는 사람들이 맥을 못 춘다. 알다가도 모를 고산증이다.
토롱라 일대는 해가 지면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난방이 안 되는 로지는 물을 쏟으면 금세 얼어버린다. 세수, 면도, 목욕은 고사하고, 먼지 묻은 옷을 입은 채 침낭에 들어가 그냥 잤다. 고작 물티슈로 닦는 둥 마는 둥 했지만 아내나 동료로부터 나는 냄새를 맡지 못했다. 출발 전 체질상 기관지가 약한 데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 감기약을 한 보따리 지어서 갔다. 그렇게 막살았는데 약 쓸 일이 없다. 새벽에 영하 20도를 밑도는 토롱라를 넘으면서 발에 동상은 걸렸지만, 기침조차 나지 않는다. 그런데 뿌듯한 기분으로 인천공항에 내려 버스를 타니 갑자기 잊고 있던 기침이 나오기 시작한다. 춥지도 않고, 미세먼지도 별로라는데…. 내 몸이 예전의 기억을 되살린 것인가. 닦고, 씻고, 싸매고 사는 내 삶이 과연 최선인가 새삼 자문해 본다.
sunggone@seoul.co.kr
토롱라 일대는 해가 지면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난방이 안 되는 로지는 물을 쏟으면 금세 얼어버린다. 세수, 면도, 목욕은 고사하고, 먼지 묻은 옷을 입은 채 침낭에 들어가 그냥 잤다. 고작 물티슈로 닦는 둥 마는 둥 했지만 아내나 동료로부터 나는 냄새를 맡지 못했다. 출발 전 체질상 기관지가 약한 데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 감기약을 한 보따리 지어서 갔다. 그렇게 막살았는데 약 쓸 일이 없다. 새벽에 영하 20도를 밑도는 토롱라를 넘으면서 발에 동상은 걸렸지만, 기침조차 나지 않는다. 그런데 뿌듯한 기분으로 인천공항에 내려 버스를 타니 갑자기 잊고 있던 기침이 나오기 시작한다. 춥지도 않고, 미세먼지도 별로라는데…. 내 몸이 예전의 기억을 되살린 것인가. 닦고, 씻고, 싸매고 사는 내 삶이 과연 최선인가 새삼 자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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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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