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유경식보’(柳京食譜)를 읽다가 흥미로운 대목을 발견했다. 요즘 뜨는 평양냉면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불고기 대목에 눈길이 머문 것이다. 유경은 버드나무가 많은 평양의 다른 이름이다.
이효석이 이 글을 쓴 것은 1936년이다. 그런데 ‘불고기’는 보이지 않고 일본말 그대로 ‘야키니쿠’(燒肉)라 했다. 작가도 이것이 마땅치 않았던 듯 ‘평양 사람의 기질을 그대로 반영시킨 음식’이라고 이 먹거리를 칭찬하면서도 ‘다만 야키니쿠라는 이름이 초라하고 속되어서 늘 마음에 걸린다’고 적었다.
그런데 국어학자인 이기문 서울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불고기’는 뜻밖에 중세어, 근대어의 어느 문헌에서도 찾을 수 없고, 1938년 간행된 문세영의 ‘조선어사전’에서도 볼 수가 없다고 한다. ‘불고기’라는 단어가 표제어로 제시된 첫 사전은 1950년 간행된 한글학회의 ‘큰사전’이라는 것이다.
이효석은 ‘야키니쿠’를 ‘적당한 명사로 고쳐서 보편화시키는 것이 이 고장 사람들의 의무’라고 했다. 결국 ‘불고기’라는 ‘새로운 명사’는 그의 바람이 현실화한 것이라고 해도 좋겠다.
dcsuh@seoul.co.kr
이효석이 이 글을 쓴 것은 1936년이다. 그런데 ‘불고기’는 보이지 않고 일본말 그대로 ‘야키니쿠’(燒肉)라 했다. 작가도 이것이 마땅치 않았던 듯 ‘평양 사람의 기질을 그대로 반영시킨 음식’이라고 이 먹거리를 칭찬하면서도 ‘다만 야키니쿠라는 이름이 초라하고 속되어서 늘 마음에 걸린다’고 적었다.
그런데 국어학자인 이기문 서울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불고기’는 뜻밖에 중세어, 근대어의 어느 문헌에서도 찾을 수 없고, 1938년 간행된 문세영의 ‘조선어사전’에서도 볼 수가 없다고 한다. ‘불고기’라는 단어가 표제어로 제시된 첫 사전은 1950년 간행된 한글학회의 ‘큰사전’이라는 것이다.
이효석은 ‘야키니쿠’를 ‘적당한 명사로 고쳐서 보편화시키는 것이 이 고장 사람들의 의무’라고 했다. 결국 ‘불고기’라는 ‘새로운 명사’는 그의 바람이 현실화한 것이라고 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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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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