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세 가지 질문/강동형 논설위원

[길섶에서] 세 가지 질문/강동형 논설위원

강동형 기자
입력 2016-03-04 18:04
수정 2016-03-0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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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툰 친구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미당 서정주 시인이 쓴 노랫말에 가수 송창식이 곡을 붙인 ‘푸르른 날’을 출근길에 들으며 노랫말처럼 그리워할 사람을 생각하니 너의 모습이 떠오른다는 내용이었다. 글 말미에 ‘기적이지?’라는 말을 덧붙였다.

우리는 종종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 언제이며, 사람은 누구인지, 또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지라는 난감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이럴 때면 얼버무리게 되는데 톨스토이의 단편집을 읽은 뒤부터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좀 할 수 있게 됐다. 톨스토이는 가장 소중한 시간은 ‘지금’이고,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이 순간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선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원수를 용서하는 것보다 친한 사람을 용서하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용서가 진정한 용기라는 말도 생겼을 것이다. 친구가 출근길에 들었다는 ‘푸르른 날’을 들으며 친구의 얼굴을 떠올린다. ‘세 가지 질문’에 답을 해 본다.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작지만 선한 일을 먼저 해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2016-03-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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