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에서 물러난 지인이 자서전을 보내왔다. 책을 읽고 그분을 다시 보게 됐다. 지독한 가난 때문에 굽어지고 휘어진 손을 치료하지 못한 아버지를 생각하며 장래 희망을 ‘농부’에서 ‘공무원’으로 바꿨다는 것도, 수업 시간엔 선생님 설명에 집중하고 필기는 나중에 빨리하려고 중학교 때부터 양손으로 필기를 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초등학교 때 밤송이 가시에 찔린 왼쪽 눈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고3 때 시력을 잃고 방황한 얘기도 있었다. 뒤늦게 시작한 공부에 한창 맛을 들이고 있을 때라 절망감이 더 컸다고 했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학교도 안 가고 있을 때 담임선생님이 찾아왔다고 했다.
“‘불요파불요회’(不要?不要悔)라는 말이 있어. 젊어서는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나이 들어서는 지나간 날에 대해서 후회하지 말라는 뜻이야. 잃은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을 거야. 그게 인생이야.”
선생님은 쉼 없이 흐르는 어린 제자의 서러운 눈물을 손으로 닦아 주며 그렇게 다독였다고 한다. 제자는 선생님을 따라나섰고 마음을 다잡은 덕에 차관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했다. 참스승은 위대하다.
김성수 논설위원 sskim@seoul.co.kr
“‘불요파불요회’(不要?不要悔)라는 말이 있어. 젊어서는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나이 들어서는 지나간 날에 대해서 후회하지 말라는 뜻이야. 잃은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을 거야. 그게 인생이야.”
선생님은 쉼 없이 흐르는 어린 제자의 서러운 눈물을 손으로 닦아 주며 그렇게 다독였다고 한다. 제자는 선생님을 따라나섰고 마음을 다잡은 덕에 차관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했다. 참스승은 위대하다.
김성수 논설위원 sskim@seoul.co.kr
2015-09-14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