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조카 사랑/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조카 사랑/최광숙 논설위원

최광숙 기자
최광숙 기자
입력 2015-08-11 00:10
수정 2015-08-11 01:3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큰외삼촌은 올해 팔순이시다. 지난해 두 차례나 병원 신세를 졌다는데 무심한 이 조카는 최근에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 다행히 지금은 건강을 회복해 운전을 직접 할 정도가 됐다. 외삼촌을 뵈면 지금도 지갑을 여신다. 장성한 조카가 밥 한 끼 대접하려고 모시면 미리 밥값을 계산해 놓으신다. 조카의 머리에 하얀 눈꽃이 핀 지가 오랜데 외삼촌의 눈에는 아직도 챙겨야 할 어린애로 보이나 보다.

최근 휴가를 맞아 방학 중인 초등학생 조카들과 같이 지냈다. 하루는 4학년 조카 녀석이 만화영화 주인공 이름이 쓰인 영어를 보더니만 어떻게 읽느냐고 묻는다. 수학은 잘한다는데 영어는 ‘까막눈’인 녀석이 이제야 영어에 관심을 보이는가 싶어 얼른 영어 교재를 한 권 사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열정적인 칭찬과 그 녀석의 학습 의욕이 합쳐지니 진도가 팍팍 나갔다. 남들보다 한참 늦긴 했지만 녀석이 이제라도 영어 공부에 흥미를 느껴 ‘속성과외’에 열심히 따라오니 기특하기만 했다.

외삼촌을 비롯한 집안 어른들에게 받은 사랑을 이제는 조카들에게 돌려줄 나이가 됐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는데 한 치의 틀림이 없는 말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5-08-11 27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