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지어 온 가족이 먹고 나면 많건 적건 찬밥이 남았다. 적어도 보온밥솥이 없었던 시절에는 그랬다. 어릴 적에는 새 밥에 뜸을 들이는 잠깐을 참지 못해 헌 밥솥 바닥 찬밥을 긁어먹었던 기억이 적지 않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후 식은 밥을 먹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집에서 쓰던 전기밥솥이 며칠 전 완전히 못 쓰게 됐다. 처음에는 압력밥솥이었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그 기능은 잃어버렸다. 그래도 십 년도 훨씬 넘게 ‘따스운 밥’을 먹게 해 주었으니 명복이라도 빌어 줘야 할 판이 아닌가 싶었다.
덕분에 토요일을 집에서 보내며 점심으로 찬밥을 먹었다. 워낙 무덥다 보니 전자레인지에 데워야겠다는 생각도 나지 않았다. 오랜만에 먹은 찬밥은 맛있었다. 역시 먹다 남은 호박전에 생선구이, 오이지는 찬밥과 잘 어울렸다.
요즘 TV를 켜면 이른바 ‘먹방’ 경쟁이 한창이다. 잘생기고 입담 좋은 젊은 셰프들은 벌써 스타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렇게 유명해진 셰프들의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어 보고 화면에서와 같은 감동을 한 적은 거의 없다. 따스운 밥을 기대했지만 찬밥을 먹고 온 심정이랄까. 엊그제 점심처럼 마음을 비우고 먹은 찬밥이 아니어서 그런가….
서동철 수석 논설위원 dcsuh@seoul.co.kr
집에서 쓰던 전기밥솥이 며칠 전 완전히 못 쓰게 됐다. 처음에는 압력밥솥이었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그 기능은 잃어버렸다. 그래도 십 년도 훨씬 넘게 ‘따스운 밥’을 먹게 해 주었으니 명복이라도 빌어 줘야 할 판이 아닌가 싶었다.
덕분에 토요일을 집에서 보내며 점심으로 찬밥을 먹었다. 워낙 무덥다 보니 전자레인지에 데워야겠다는 생각도 나지 않았다. 오랜만에 먹은 찬밥은 맛있었다. 역시 먹다 남은 호박전에 생선구이, 오이지는 찬밥과 잘 어울렸다.
요즘 TV를 켜면 이른바 ‘먹방’ 경쟁이 한창이다. 잘생기고 입담 좋은 젊은 셰프들은 벌써 스타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렇게 유명해진 셰프들의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어 보고 화면에서와 같은 감동을 한 적은 거의 없다. 따스운 밥을 기대했지만 찬밥을 먹고 온 심정이랄까. 엊그제 점심처럼 마음을 비우고 먹은 찬밥이 아니어서 그런가….
서동철 수석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5-07-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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