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끝자락과 여름의 들머리가 만나는 이맘때쯤 고향에 계신 외삼촌께 안부를 여쭈면 통화 끝머리에 늘 하시는 말씀이 있다. “단오에 맞춰서 한번 내려오거라.” 고향 사람들에게 단오는 일년 중 가장 기다리는 축제의 한마당이다. 여느 고장의 지역 축제와는 다르다. 관광 한류나 지역 살리기 차원에서 마련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의 축제를 폄하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역사적 기원이 다르다는 얘기다.
천년 전 대관령에서 국사성황신을 모시고 강릉 시민들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시작된 단오제는 일제강점기나 6·25 전쟁통에도 지켜져 왔다. 그만큼 강릉 사람들에게 단오는 삶의 일부나 다름없다. 강릉단오제를 중요무형문화재로, 나아가 유네스코가 인류가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것도 그런 이유일 게다.
그런데 올해 메르스 때문에 단오제가 지정문화재 행사만 여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주최 측은 메르스 사태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행사를 준비했지만 결국 시민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공연과 난장 등 다른 행사를 취소했다는 것이다. 천년의 축제가 올해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천년 전 대관령에서 국사성황신을 모시고 강릉 시민들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시작된 단오제는 일제강점기나 6·25 전쟁통에도 지켜져 왔다. 그만큼 강릉 사람들에게 단오는 삶의 일부나 다름없다. 강릉단오제를 중요무형문화재로, 나아가 유네스코가 인류가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것도 그런 이유일 게다.
그런데 올해 메르스 때문에 단오제가 지정문화재 행사만 여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주최 측은 메르스 사태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행사를 준비했지만 결국 시민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공연과 난장 등 다른 행사를 취소했다는 것이다. 천년의 축제가 올해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5-06-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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