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텃밭 불놀이/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텃밭 불놀이/문소영 논설위원

문소영 기자
입력 2015-03-24 18:00
수정 2015-03-2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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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초에 언론인 도시 농부 몇몇이 만난 자리에서 토종 씨앗을 선물받았다. 작두콩과 조선오이였다. 작두콩은 콩꼬투리가 작두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리 부르는데, 강낭콩같이 울긋불긋한데 4배 정도 크기다. 개량종인 일명 ‘다닥이 오이’가 수확 시기를 놓쳐 노각이 되면 맛이 없지만 조선오이는 노각도 맛있고 장마에도 강하다고 했다. 4월 말에 싹을 내고 5월 중순에 모종으로 심으면 안성맞춤이란다.

지난 주말 텃밭의 검불을 쇠스랑으로 긁어모으고 불을 놓아 20평을 정리했다. 대기의 습도가 20% 안팎이라 화재가 걱정됐지만, 지난해 농사의 흔적들인 들깨와 옥수숫대, 가지 등은 태우지 않으면 새봄에 농사짓기가 쉽지 않다. 밭에 불을 놓는 것에 찬반이 갈린다. 누군가는 밭을 태우면 안 된다고 했다. 관행적인 농사꾼은 매년 밭을 태우는데, 실험해 보면 해충을 죽이지만, 익충도 죽여 사실상 손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의 옛날 농서에서 이른 봄에 밭을 태우고, 깊게 밭을 서너 차례 갈아 주면 소출이 늘어난다고 조언하고 있다. 잘 숙성한 퇴비도 넣고 깊게 갈아 두면 미생물들이 활성화하는 덕분이다. 누가 뭐래도 관행적인 농사꾼이 되기로 했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5-03-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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