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버스를 타면 매일이다시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다른 가수보다 바리톤 김동규의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런데 이 노래가 원래는 ‘봄의 찬가’라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았다. 친구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더니 “그걸 이제야 알았느냐”고 핀잔이다.
열심히 들었다. 1995년 시크릿가든이 ‘serenade to spring’(봄의 세레나데)으로 내놓으면서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시크릿가든은 노르웨이 피아니스트 롤프 뢰블란과 아일랜드 바이올리니스트 피오뉼라 셰리로 이루어진 그룹이다. 그런데 뢰블란이 만든 이 연주곡은 1992년 노르웨이 가수 엘리자베스 안드레아센이 ‘Danse mot var’(봄에게 바치는 춤)라는 노래로 먼저 발표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안드레아센의 목소리는 매력 있다. 봄의 기운을 상징하듯 통통 튀는 가사의 라임도 인상깊다. 인간과 대지가 혼돈에서 벗어나 생명력을 되찾도록 하는 봄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이런 노래를 김동규가 부르면 영락없는 가을 정서로 탈바꿈하는 것이 신기하다. 물론 우리말 가사는 다시 쓴 것이다. 이런 ‘사기’는 당해도 기분 좋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열심히 들었다. 1995년 시크릿가든이 ‘serenade to spring’(봄의 세레나데)으로 내놓으면서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시크릿가든은 노르웨이 피아니스트 롤프 뢰블란과 아일랜드 바이올리니스트 피오뉼라 셰리로 이루어진 그룹이다. 그런데 뢰블란이 만든 이 연주곡은 1992년 노르웨이 가수 엘리자베스 안드레아센이 ‘Danse mot var’(봄에게 바치는 춤)라는 노래로 먼저 발표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안드레아센의 목소리는 매력 있다. 봄의 기운을 상징하듯 통통 튀는 가사의 라임도 인상깊다. 인간과 대지가 혼돈에서 벗어나 생명력을 되찾도록 하는 봄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이런 노래를 김동규가 부르면 영락없는 가을 정서로 탈바꿈하는 것이 신기하다. 물론 우리말 가사는 다시 쓴 것이다. 이런 ‘사기’는 당해도 기분 좋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4-10-07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