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이외수 단상(斷想)/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이외수 단상(斷想)/서동철 논설위원

입력 2013-11-22 00:00
수정 2013-11-2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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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남짓 흘러간 시절의 이야기다. 문학도 틈에서 학교를 다니다 보니 막걸리집의 화제도 자연히 그리로 흘렀다. ‘작가 이외수’를 입에 올리는 것은 금기였다. 1980년대 초·중반의 엄혹하던 시절이었다. 개인의 감수성이 강조된 그의 작품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게다. 그렇다 해도 지금 생각해 보면 치기 어린 짓이었다. 그랬던 그가 요즘엔 가장 각광받는 글쟁이의 한 사람이다. 지금도 유신시대나 다름없는 세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작가와 세상 사이 관계의 변화만 살펴도 우리 사회는 그동안 변해도 많이 변했다.

작가를 보는 인식도 달라졌지만, 작가 자신도 달라졌다. 현실인식과 거리가 멀다고 비판받았지만 이젠 세상을 향해 현실인식을 가지라고 발언한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에 “소설”이라고 트위터에 올린 것도 그였다. 해군은 그런 작가를 다른 곳도 아닌 천안함 잔해가 있는 평택의 2함대 사령부로 불러 강연하도록 했다. 비난하는 사람도 많다지만 그것 또한 세상의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3-11-2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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