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어버이날 꽃/박정현 논설위원

[길섶에서] 어버이날 꽃/박정현 논설위원

입력 2013-05-08 00:00
수정 2013-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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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날이다. 카네이션이 효도와 경로의 상징물이 된 지 올해로 57년째. 부모님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기 시작한 것은 1956년 제정된 어머니날(1972년 이후 어버이날)부터이니 우리에겐 이미 오래된 ‘관습’이다. 올해는 시골에 계신 어머님에게 카네이션 달아드리는 일을 같은 동네에 사는 조카에게 맡겼다. 아침에 꼭 찾아뵙고 정성스레 달아드리라는 신신당부와 함께….

아내는 아이들에게 장미건 프리지어건 카라건 다 좋으니 한 송이만 사달라는 좀 특별한 부탁을 했다. 다만 카네이션은 좀 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모님들이 받기 싫은 선물로 카네이션이 꼽혔다는 뉴스가 기억이 난다. 100여년 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한 여인이 어머니에 대한 추모의 정을 담아 나눠준 흰 카네이션에서 비롯됐다는 어버이날 카네이션 풍습. 그런데 우리는 왜 부모님 가슴에 조화(造花)를 달아들이는 것일까. 내년엔 살아 숨쉬는 생화(生花)를 달아드려야겠다. 우리 주변에 싱그러운 5월의 꽃이 얼마나 많은가.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2013-05-0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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