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자주 만나는 할머니가 있다. 그 할머니의 손에는 늘 냄비가 들려 있다. 어느 날은 생선 조림을 담았는지 비릿한 냄새가 나고, 언젠가는 두 손으로 냄비를 잘 받쳐 든 것을 보니 국이 담긴 것 같았다. 허리도 잘 못 펴는 70대 할머니가 이리저리 냄비를 들고 다니는 사연이 궁금했다. 여쭤 봤더니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딸네 집으로 가는 길이란다.
딸과 사위가 장사를 하는데 아침 일찍 나갔다가 늦게 들어와 뭘 해먹을 시간이 없어 반찬을 만들어 나른다는 것이다. 냄비째 냉장고에 넣어 두면 딸네 가족이 챙겨 먹는다고 한다. 먹다가 남겨 놓으면 음식이 상할까봐 도로 가져올 때도 있단다.
한 할아버지는 직장 다니는 딸을 대신해 어린 외손주를 종일 돌본다. 아침에 외손주를 유아원에 데려가는 일도 그 할아버지의 몫이다. 놀이터에서는 외손주가 넘어질세라 자전거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그들을 보면서 마음속에 잔잔한 파문이 인다. 자식들 출가시켜 놓고도 끝없이 이어지는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 자식들이 그걸 알려나.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딸과 사위가 장사를 하는데 아침 일찍 나갔다가 늦게 들어와 뭘 해먹을 시간이 없어 반찬을 만들어 나른다는 것이다. 냄비째 냉장고에 넣어 두면 딸네 가족이 챙겨 먹는다고 한다. 먹다가 남겨 놓으면 음식이 상할까봐 도로 가져올 때도 있단다.
한 할아버지는 직장 다니는 딸을 대신해 어린 외손주를 종일 돌본다. 아침에 외손주를 유아원에 데려가는 일도 그 할아버지의 몫이다. 놀이터에서는 외손주가 넘어질세라 자전거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그들을 보면서 마음속에 잔잔한 파문이 인다. 자식들 출가시켜 놓고도 끝없이 이어지는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 자식들이 그걸 알려나.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2-09-0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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