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밀가루 똥배/노주석 논설위원

[길섶에서] 밀가루 똥배/노주석 논설위원

입력 2012-08-17 00:00
수정 2012-08-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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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외국작가가 지은 ‘밀가루 똥배’라는 책을 보니 밀가루에 대한 좋지 않은 얘기가 쫙 깔렸다. 밀가루가 이른바 똥배의 주범인 이유는 밀에 들어 있는 강력한 식욕촉진제 때문이고, 빵의 혈당지수는 사탕수수보다 높고, 밀가루는 안전도가 확인되지 않은 유전자 변형식품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밀을 담배의 니코틴, 술의 알코올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다.

국수와 빵을 즐기는 필자로선 참으로 곤혹스럽다. 통밀 빵 두 조각이 설탕 두 숟가락보다 더 혈당을 높인다니 겁부터 난다. 시장에 가보면 세상은 온통 밀가루 가공식품 천지다. 외식이 잦은 처지에 다른 먹거리를 찾기조차 쉽지 않다.

생활 속에서 밀을 제거하면 건강 혜택을 누릴 수 있다지만 무슨 낙으로 사나. ‘중년의 혹’ 똥배는 떼어버리고 싶지만, 밀가루 음식을 먹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40대에 담배 끊은 것을 최고의 업적으로 내세우듯, 50대 최고의 업적을 밀가루 끊기로 정해야 하나. 밀과의 단호한 이별이 필요한 시점에서 목하 고민 중이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2012-08-1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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