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대학 동창 임성민. 10년만 늦게 태어났어도 연예계를 평정하고도 남았을 친구다. 노래, 춤, 외모, 스타일, 유머, 스포츠, 외국어…. 그의 노래는 이승철과 이광조의 장점만 뽑아낸 것처럼 들렸고,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면 외국인들까지 주위에 모여들었다.
대학교 2학년 때 학과 노래 대결이 벌어졌다. 성민이는 음대 작곡과에 다니는 단짝 친구가 만들어준 노래를 그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불렀다. 앙코르가 쏟아졌다. 앙코르 곡으로 ‘슬픈 인연’을 불렀는데, 지금도 나미의 원곡보다 성민이의 노래가 더 기억에 남는다.
1980년대는 대중문화 산업이 꽃을 피우기 이전이었다. 연예인을 꿈꾸는 친구는 없었다. 성민이도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다시 만나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갔다. 성민이의 목소리는 예전 같지 않았다. 많이 아쉬웠다. 하늘은 왜 그에게 큰 재능을 주면서, 때(時)를 함께 주지는 않았던 걸까.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대학교 2학년 때 학과 노래 대결이 벌어졌다. 성민이는 음대 작곡과에 다니는 단짝 친구가 만들어준 노래를 그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불렀다. 앙코르가 쏟아졌다. 앙코르 곡으로 ‘슬픈 인연’을 불렀는데, 지금도 나미의 원곡보다 성민이의 노래가 더 기억에 남는다.
1980년대는 대중문화 산업이 꽃을 피우기 이전이었다. 연예인을 꿈꾸는 친구는 없었다. 성민이도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다시 만나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갔다. 성민이의 목소리는 예전 같지 않았다. 많이 아쉬웠다. 하늘은 왜 그에게 큰 재능을 주면서, 때(時)를 함께 주지는 않았던 걸까.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2012-05-02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