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소녀 평화비’ 단상/구본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소녀 평화비’ 단상/구본영 논설위원

입력 2011-12-16 00:00
수정 2011-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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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때 영문도 모르고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순진무구한 소녀가 환생한 건가. 서울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세운 평화비를 처음 보며 가진 소회다.

이 ‘소녀 평화비’를 놓고 한·일 양국이 외교 갈등을 빚고 있단다. 일본 정부로선 날마다 일제의 부끄러운 과거를 일깨우는 소녀상이 껄끄러울 법하다. 하지만, 따져 보면 일본이 자초한 일일 수 있다. 1000회의 수요집회로 피해자들이 문제해결과 사과를 촉구했는데도 일본 정부가 성의 있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지 않은가.

초겨울 삭풍에 떨고 있는 소녀상을 지나치면서 상념에 젖었다. 국가 간은 물론 가족과 친구를 포함한 인간관계에서도 갈등 해소를 위한 소통의 첫걸음은 경청이란 생각이 들었다. 코 고는 소리는 옆에서 자는 사람에겐 들리지만, 당사자는 모르기 일쑤가 아닌가. 문득 “타인의 결점은 우리의 눈앞에 있고 자신의 결점은 자신의 등 뒤에 있는 법”이라는 세네카의 명언이 떠올라 스스로를 되돌아 보았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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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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