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박. 60세. 카레이스키 5세. 시인, 소설가이자 화가. 1999년 모스크바에서 처음 만났다. 특파원이었던 선배가 소개해줬다. 한 달간 시베리아를 함께 다녔다. 모스크바로 돌아와 그의 아파트를 방문했다. 아틀리에에 걸려 있던 그림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파란색 그리고 흰색만으로 표현한 고도(古都)의 우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백야´. 미하일 박은 서울에서 전시회를 열고 싶어했다. 내가 초대했다. 2000년 8월 15일이 포함된 주에 서울 갤러리에서 전시회가 열렸다. 서울 갤러리 역사상 가장 많은 그림이 팔렸다.
지난 22일 밤 서울에서 미하일 박의 전시회가 다시 한번 열렸다. 숙명여대 아트센터 3층. 단독 전시회가 아니었다. 봉사단체 발대식에 포함된 부수적 행사였다. 그림은 벽에 걸린 것이 아니라 로비에 놓여 있었다. 안타까웠다. 서울에 있는 그 많은 화랑 가운데 미하일 박을 위한 공간은 없단 말인가. 집으로 돌아와 거실에 걸린 그림을 다시 바라봤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백야´. 내가 가진 최고의 그림이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지난 22일 밤 서울에서 미하일 박의 전시회가 다시 한번 열렸다. 숙명여대 아트센터 3층. 단독 전시회가 아니었다. 봉사단체 발대식에 포함된 부수적 행사였다. 그림은 벽에 걸린 것이 아니라 로비에 놓여 있었다. 안타까웠다. 서울에 있는 그 많은 화랑 가운데 미하일 박을 위한 공간은 없단 말인가. 집으로 돌아와 거실에 걸린 그림을 다시 바라봤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백야´. 내가 가진 최고의 그림이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2011-11-24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