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솔 키친(Soul Kitchen)/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솔 키친(Soul Kitchen)/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1-11-10 00:00
수정 2011-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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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달그락달그락. 부엌에서 들리는 어머니의 소리다. 어머니의 손길이 도마에 머물 때, 그릇에 머물 때 소리는 달랐지만 그것은 분명한 어머니의 몸짓이다. 어릴 적 잠결에 그 소리를 들으면서 어머니의 존재를 확인하곤 했다. 그 소리만으로 아침 식탁은 이미 풍성함을 느꼈고, 마음은 한껏 푸근해 졌다.

부엌은 어머니의 단순한 일터가 아니다. 어머니의 영혼이 깃든 공간이다.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생명의 공간이다. 옛 조상들이 부엌을 지키는 조왕신(?王神)이라는 불(火)의 신을 모신 이유도 거기 있을 터. 미국 록스타 본 조비가 미국 뉴저지에 ‘솔 키친’이라는 자선 레스토랑을 열었다고 한다. 음식을 먹고 난 뒤 각자 알아서 봉투에 돈을 담아 계산하면 된다.

무료 급식소가 아닌, 멋진 레스토랑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자존심을 지키면서 가족과 정식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한다. 참으로 멋진 식당이다. 자선과 기부가 다양하게, 따뜻하게 진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1-11-1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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