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명품/허남주 특임논설위원

[길섶에서] 명품/허남주 특임논설위원

입력 2011-07-25 00:00
수정 2011-07-25 00:2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체중이 늘면서 검은색 옷을 즐겨 입게 됐다. 검정색의 축소 효과는 초등학교 때 미술시간에 배운 것 중 실생활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는 지식 중 하나다. 실제 효과가 때론 의심스럽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옷장엔 검은색 옷만 늘어 간다. 그런데 검은색 옷을 세탁하면 예외 없이 물이 빠진다. 엷은 색상 옷에 물이 들까봐 따로 세탁해야 하는 탓에 불편하기 짝이 없다. 싸구려라 그럴까, 명품은 물이 안 빠질까.

명품족에게 물었다. “그 검정 옷은 물 안 빠지나요?” 질문의 뜻을 몰라 망설이는 것 같더니 한참만에야 답한다. “글쎄, 드라이 맡기니 알 수가 없는데….” 아하, 그렇구나. 명품은 물세탁을 안 하는구나.

값싼 옷은 망설임 없이 물빨래하지만 조금 비싼 옷은 세탁소에 맡길까, 망설였던 것이 생각난다. 명품은 좋아서, 멋져서, 비싸서 명품인 줄 알았더니 대접이 달라 진정한 명품이 되는 것인가. ‘짝퉁’ 가방을 들키지 않으려면 비 오는 날 가슴에 품고 뛰어야 한다는 우스개처럼 싼 옷이라도 세탁소에 맡기면서 명품처럼 즐겨 볼까.

허남주 특임논설위원 hhj@seoul.co.kr

2011-07-25 30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