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된 뒤부터 주위에서 성격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얘기한다. 친구들을 만나면 성격이 급해졌다고 핀잔을 듣는다. 남의 말을 끝까지 안 듣는다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친구들한테만 그런 건 아니다. 식구들과 대화할 때도 끝까지 듣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요점을 먼저 얘기하는 직업상 특성 때문일 게다.
가끔 TV로 중계되는 국회청문회(Hearings) 등을 보고 있노라면 불현듯 웃음이 난다. 의원들이 청문회 대상자나 증인 등을 불러놓고는 듣지도 않고 자기 얘기만 해대는 게 아닌가. 실컷 묻고는 답변은 안 듣고 혼만 내는 게 의원들의 고약한 습성이다. 좀 더 듣고 따져도 될 것을.
전직 고위 경제관료 H씨는 외청장 시절 ‘청설’(聽雪)론으로 주위를 감동시켰다. 눈이 내리는 소리를 듣듯이 수요자들의 얘기를 귀담아 듣고 행정에 반영하겠다는 것. 속으로는 참 별난 행정이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괜찮은 리더십이 아니었나 싶다. 남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그게 소통이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가끔 TV로 중계되는 국회청문회(Hearings) 등을 보고 있노라면 불현듯 웃음이 난다. 의원들이 청문회 대상자나 증인 등을 불러놓고는 듣지도 않고 자기 얘기만 해대는 게 아닌가. 실컷 묻고는 답변은 안 듣고 혼만 내는 게 의원들의 고약한 습성이다. 좀 더 듣고 따져도 될 것을.
전직 고위 경제관료 H씨는 외청장 시절 ‘청설’(聽雪)론으로 주위를 감동시켰다. 눈이 내리는 소리를 듣듯이 수요자들의 얘기를 귀담아 듣고 행정에 반영하겠다는 것. 속으로는 참 별난 행정이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괜찮은 리더십이 아니었나 싶다. 남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그게 소통이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2011-05-17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