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벨이 울린다. ‘000-000’ 번호가 찍혀 있다. 굵직한 목소리의 남성이 “○○은행입니다. 어제 ○○백화점에서 구입한 198만원어치 상품의 결제가 오늘 이뤄졌습니다.”라고 하지 않는가. 상당히 구체적이다. 다시 말해 달라고 하자 녹음기를 틀어놓은 듯 같은 말을 반복한다.
순간 당황했다. “백화점에 간 적이 없다.”고 하자 “신용카드를 잃어버린 적이 없으신지요. 아니면 누군가 신용카드를 위조해 쓰고 있나 봅니다. 신고해 드리겠습니다.”라며 한술 더 뜨는 게 아닌가. 하도 사무적으로 말하는 통에 “잠깐만요.”하고 카드를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이어지는 말, “카드 번호를…”
‘보이스 피싱’ 너무나 그럴싸해 낚아채이기 직전까지 갔던 것 같다. “연락처를 달라.”고 하니 태연하게 “12번 김○○을 찾아달라.”고 말한다. 연결될 턱이 없다. 남의 일로만 여겼던 보이스 피싱에 잠시나마 자연스럽게 걸려들었다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낚였다면, 끔찍하다. 헛똑똑이가 따로 있나 싶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순간 당황했다. “백화점에 간 적이 없다.”고 하자 “신용카드를 잃어버린 적이 없으신지요. 아니면 누군가 신용카드를 위조해 쓰고 있나 봅니다. 신고해 드리겠습니다.”라며 한술 더 뜨는 게 아닌가. 하도 사무적으로 말하는 통에 “잠깐만요.”하고 카드를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이어지는 말, “카드 번호를…”
‘보이스 피싱’ 너무나 그럴싸해 낚아채이기 직전까지 갔던 것 같다. “연락처를 달라.”고 하니 태연하게 “12번 김○○을 찾아달라.”고 말한다. 연결될 턱이 없다. 남의 일로만 여겼던 보이스 피싱에 잠시나마 자연스럽게 걸려들었다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낚였다면, 끔찍하다. 헛똑똑이가 따로 있나 싶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2011-04-2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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