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차할 역은 성내역입니다.’ 사라진 성내역이란다. 지하철 2호선 객차 속 안내방송이 생뚱맞다. 역명이 잠실나루역으로 바뀐 지 반년이 지났는데. 귀에 콕 박히는 성내역의 느닷없는 부활이 혼란스럽다. 내처 육성으로 흐르는 정정방송. ‘잠실나루역입니다.’ 그러면 그렇지. 기관사의 낭랑한 목소리가 왠지 반갑다.
망각의 작용은 참 편리하다. 성내역에서 바뀐 이름 잠실나루가 처음엔 어색하기만 했었다. 안내방송 때마다 생경하고 듣기 거북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성내는 자연스럽게 잊혔고, 이젠 귀에 거슬리는 이름이 되었으니. 말 그대로 살게 마련인가 보다. 아니, 빠른 전환의 흐름에 익숙한 탓일까. 그 순치의 속도가 놀랍다.
저기 그 노인이 또 보인다. 매일 아침 맞닥뜨리는 ‘좌측통행’ 할아버지. 이젠 오른쪽 걷기가 널리 퍼져 자리잡았는데. 마주치는 이들에게 화까지 내가며 좌측통행을 소리쳐 고집한다. 나름의 도그마일 터인데. 망각의 순치와 꺾이지 않는 도그마의 사수. 어느 쪽이 더 나은 걸까.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망각의 작용은 참 편리하다. 성내역에서 바뀐 이름 잠실나루가 처음엔 어색하기만 했었다. 안내방송 때마다 생경하고 듣기 거북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성내는 자연스럽게 잊혔고, 이젠 귀에 거슬리는 이름이 되었으니. 말 그대로 살게 마련인가 보다. 아니, 빠른 전환의 흐름에 익숙한 탓일까. 그 순치의 속도가 놀랍다.
저기 그 노인이 또 보인다. 매일 아침 맞닥뜨리는 ‘좌측통행’ 할아버지. 이젠 오른쪽 걷기가 널리 퍼져 자리잡았는데. 마주치는 이들에게 화까지 내가며 좌측통행을 소리쳐 고집한다. 나름의 도그마일 터인데. 망각의 순치와 꺾이지 않는 도그마의 사수. 어느 쪽이 더 나은 걸까.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2011-03-18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thumbnail - “제작진 항공권 미리 샀다” ‘나혼산’ 즉흥여행 조작 논란에 고개 숙였다 [전문]](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08/29/SSC_20260829152752_N2.jpg.webp)
![thumbnail - 1200만원짜리 ‘확대 시술’ 받은 남성, 합병증으로 돌연사 [라이프]](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09/06/SSC_20260906103937_N2.jpg.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