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소박한 선물/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소박한 선물/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1-01-26 00:00
수정 2011-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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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가까운 사이에 오가는 사랑의 선물부터 잘봐 달라는 청탁성 선물까지 그 뜻이 천차만별인 게 선물이다. 그중 가장 빛나는 선물은 진심을 담은 것일 게다. 고마운 마음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내미는 선물이라면 주고받는 이 모두 행복할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어느날 어머니 심부름으로 선생님 댁을 찾아가 초인종을 길게 눌렀던 기억이 어슴푸레 남아 있다. 그때 내 손에 들려 있던 것은 생선이었다. 어머니가 시장에서 막 사 오신 싱싱한 생선으로 달리 포장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직접 여쭤본 적은 없으나 다른 기억들과 종합해 보면 어머니는 선생님께 고마움을 전하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당시 나는 남자 짝궁이 마음에 들지 않아 어머니께 투덜거렸다. 마음에 걸리셨던 어머니가 선생님께 사정을 말씀을 드린 것 같다. 그후 짝궁이 바뀐 것으로 보아 그 생선은 딸의 짝을 바꿔준 데 대한 감사의 징표였을 것이다. 살아 펄떡이는 생선,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소박한 선물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1-01-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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