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은사에서 2박3일간 템플스테이를 했다. 예불에 참석하고 식사 및 취침시간을 지키는 것 말고는 자유로운 휴식형이었다. 절 앞에서 성삼재 가는 버스를 타면 오전 시간을 이용해 노고단을 다녀올 수 있다기에 둘째 날 시간을 냈다.
버스를 타고 성삼재에 도착하니 저 아래로 뭉게구름이 솜이불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잘 정돈된 탐방로를 따라 노고단에 올랐다. 쉬엄쉬엄 가다 보니 한 시간 만에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했다. 눈앞에 고지가 보였다. 하지만 돌아가는 버스 시간을 계산해 보니 좀 빠듯하다. 햇볕은 뜨겁고 올라가 봐야 별것 있겠나 싶었다. 15년 만에 오른 노고단인지라 그냥 내려가는 게 좀 서운했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노고단에 다녀왔다고 했더니 스님께서는 “야생화 군락이랑, 내려다 보는 경치가 너무 좋지요?” 하신다. 아차 싶었다. 바로 코앞에서 우리는 꼭 봐야 할 걸 놓쳤던 거다. 그렇다고 크게 아쉽지도 않았다. 천은사에 다시 올 좋은 핑곗거리를 찾았으니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버스를 타고 성삼재에 도착하니 저 아래로 뭉게구름이 솜이불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잘 정돈된 탐방로를 따라 노고단에 올랐다. 쉬엄쉬엄 가다 보니 한 시간 만에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했다. 눈앞에 고지가 보였다. 하지만 돌아가는 버스 시간을 계산해 보니 좀 빠듯하다. 햇볕은 뜨겁고 올라가 봐야 별것 있겠나 싶었다. 15년 만에 오른 노고단인지라 그냥 내려가는 게 좀 서운했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노고단에 다녀왔다고 했더니 스님께서는 “야생화 군락이랑, 내려다 보는 경치가 너무 좋지요?” 하신다. 아차 싶었다. 바로 코앞에서 우리는 꼭 봐야 할 걸 놓쳤던 거다. 그렇다고 크게 아쉽지도 않았다. 천은사에 다시 올 좋은 핑곗거리를 찾았으니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0-08-24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