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만화/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만화/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0-07-27 00:00
수정 2010-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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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만화로 깨우쳤다. 오빠들은 나와 두 살 차이 막내오빠에게 늘 만화방 심부름을 시켰다. 임창, 강철수 등 유명 만화가들의 만화를 빌려오라는 ‘분부’였다. 초등학교 입학 전이었건만 나는 가게 안의 수많은 책 가운데 그들의 만화를 골라낼 수 있었다. 만화 덕분에 한글을 자연스레 익힌 것이다. 지금도 임창의 만화 주인공 ‘땡이’, ‘맹구’가 생각난다.

매캐한 연탄가스 냄새가 나던 만화방을 5학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다녔다. 세월은 흘러 10원에 10권 빌리던 것이 6권으로 줄었지만 만화는 늘 내 친구였다. 만화방 연탄 난로 위 냄비에서 끓던 ‘오뎅’의 유혹도 컸다. 당시 만화책은 우리집의 금기였다. 아버지 퇴근길이면 만화책은 부랴부랴 장롱 밑, 이불 속으로 감춰졌다.

초등학교 1학년 조카가 만화책을 본다. ‘그리스·로마 신화 ’, ‘도라에몽’, ‘마법 천자문’ 등을 사줬다. 빌려 보던 만화책이 이제는 구입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여자아이 혼자 만화방에 보내기도 어려운 시대다. 자연 돈도 많이 든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0-07-2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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