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책갈피나 책상 서랍 속에서 오래된 편지들이 나올 때가 있다. 지니고 있는 걸 보면 당시에는 꽤 의미가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다시 읽어 보면 별 내용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차마 버리지 못하고 다시 접어 책갈피에 끼워둔다. 추억은 버릴 수 없으니까.
이메일이 보편화된 요즘. 지우기, 비우기를 반복해도 ‘받은 편지함’에는 지우지 않은 이메일들이 꽤 쌓여 있다. 지난 이메일을 열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미국 LA에 사는 대학 선배에게서 받은 메일을 열어 봤다. 동문회 주소록에서 내 메일주소를 확인했단다. 무척 반갑다면서 월드컵 때문에 바쁠 테니 정신 좀 차리고 나서 자세한 안부를 전하라고 썼다. 독일 월드컵을 얘기하는 거다. 지금 남아공 월드컵이 열리고 있으니 그 새 4년이나 세월이 흐른 셈이다. 편지 아이콘에 화살표 표시가 없는 것을 보니 이 무정한 후배는 답신도 안 했던 모양이다.
많이 늦었지만 선배에게 답신을 보냈다. 속절없는 세월을 핑계대면서.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이메일이 보편화된 요즘. 지우기, 비우기를 반복해도 ‘받은 편지함’에는 지우지 않은 이메일들이 꽤 쌓여 있다. 지난 이메일을 열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미국 LA에 사는 대학 선배에게서 받은 메일을 열어 봤다. 동문회 주소록에서 내 메일주소를 확인했단다. 무척 반갑다면서 월드컵 때문에 바쁠 테니 정신 좀 차리고 나서 자세한 안부를 전하라고 썼다. 독일 월드컵을 얘기하는 거다. 지금 남아공 월드컵이 열리고 있으니 그 새 4년이나 세월이 흐른 셈이다. 편지 아이콘에 화살표 표시가 없는 것을 보니 이 무정한 후배는 답신도 안 했던 모양이다.
많이 늦었지만 선배에게 답신을 보냈다. 속절없는 세월을 핑계대면서.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0-06-15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