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즐기시던 법정 스님은 다기에 대한 안목도 뛰어났다. 차는 좋은 그릇을 만나야 비로소 그 차가 지닌 빛과 향기가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법정 스님은 지헌(知軒) 김기철 선생의 연잎 다완을 특히 아끼셨다. 때깔이 아름답고 무엇보다도 정성스럽게 손으로 빚은 까닭에 만든 이의 인품이 배어 있다고 칭찬하셨다. 이 찻잔에 ‘법정 스님 찻잔’이라고 이름이 붙은 내력이다.
지헌 선생과 법정 스님의 인연은 30년 전 시작됐다. 스님께서 서울 인사동에서 마음에 드는 다기가 너무 비싸 그냥 나오고 말았다는 글을 읽고 스님께 다기 한 벌 선물하고 싶다고 지인에게 지나가는 말을 했는데 어느날 지인이 스님을 작업실에 모시고 왔더란다. 차 문화에 맹문이었던 자신이 어엿한 다기를 만들게 된 것도 법정 스님의 가르침 덕분이었다고 지헌 선생은 말씀하신다. 오랜만에 선생께 안부전화를 드렸다. “법정 스님께서 보잘것없는 찻잔을 늘 곁에 두고 아끼셨다.”며 고마워하신다. 찻잔이 맺어준 인연이 참 아름답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지헌 선생과 법정 스님의 인연은 30년 전 시작됐다. 스님께서 서울 인사동에서 마음에 드는 다기가 너무 비싸 그냥 나오고 말았다는 글을 읽고 스님께 다기 한 벌 선물하고 싶다고 지인에게 지나가는 말을 했는데 어느날 지인이 스님을 작업실에 모시고 왔더란다. 차 문화에 맹문이었던 자신이 어엿한 다기를 만들게 된 것도 법정 스님의 가르침 덕분이었다고 지헌 선생은 말씀하신다. 오랜만에 선생께 안부전화를 드렸다. “법정 스님께서 보잘것없는 찻잔을 늘 곁에 두고 아끼셨다.”며 고마워하신다. 찻잔이 맺어준 인연이 참 아름답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0-03-16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