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민경 금융부 기자
그런데도 마냥 희망적이지는 않다. 몇몇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얼마나 긍정적이냐고. 반반이란다.
이유는 명확하다. ‘그놈의 관치’ 탓이다. 금융권에선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이 매각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점주주에 의해 새롭게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차기 행장을 합리적 의사 결정에 따라 뽑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청와대든 금융위원회든 정부 입김이 들어가는 순간 30% 지분 팔기는 실패한다는 거다.
한 대학 교수는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인 투자자가 바보인가요? 수천억원을 집어넣는데 원치 않는 최고경영자(CEO)가 들어오길 바랄까요? 과점주주들은 주가가 조금 오른다고 되팔아 (차익 챙겨) 나갈 투자자가 아닙니다. 저평가돼 있는 우리은행의 잠재적 기회와 비전을 보고 투자를 고려하는 겁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공깃돌 만지듯 만지작대면 포트폴리오 투자자 입장에서는 우리은행 말고도 살 만한 주식이 널려 있는데 그런 복잡한 절차와 불투명한 의사 결정을 견딜 필요가 있을까요. 바로 포기할 겁니다.”
결국 민영화 성패는 정부가 관치 포기의 진정성을 얼마나 심어 주는가에 달렸다는 얘기다. 투자자 의사를 존중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지 않는 한, 매각 뒤에도 정부가 정말 손 뗄 생각을 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지 않는 한 우리은행은 못 판다.
매각 방식까지 바꿨는데 설마 그러겠느냐는 반문도 있다. 하지만 이번 민영화 방안은 과점주주에게 지분을 넘긴 뒤에도 정부가 나머지 지분 21%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남는 모순을 안고 있다. 이번에도 민영화를 시도했다가 안 되면 또 ‘낙하산 창구’로 활용할 수도 있다. 우리은행의 정수경 감사는 친박연대 대변인 출신이다.
공적자금 회수는 중요하다.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진성 투자자를 ‘모셔 오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낙하산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것이다. 우리은행을 정말 우리들의 은행으로 돌려주려면 이젠 정부가 손을 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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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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