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 기술혁신이 자본시장 패러다임 변화 주도/김도연 한국거래소 글로벌IT사업단장

[In&Out] 기술혁신이 자본시장 패러다임 변화 주도/김도연 한국거래소 글로벌IT사업단장

입력 2017-11-05 17:50
수정 2017-11-0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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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한국거래소 글로벌IT사업단장
김도연 한국거래소 글로벌IT사업단장
지난 5월 미국 포드자동차는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의 책임을 물어 28년간 근속한 최고경영자(CEO) 마크 필즈를 경질하고 ‘혁신과 기업재건의 대명사’ 제임스 해킷을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했다. 해킷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미래형 스마트자동차 등의 분야를 전담하는 포드 자회사 스마트 모빌리티를 이끌어 왔다. 이러한 변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생존 전략으로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계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금융시장에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신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선진 금융기관들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연구개발 및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이른바 ‘카카오뱅크 쇼크’로 촉발된 은행업의 변화가 업계 지형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확산과 더불어 인터넷전문은행 등 비대면 채널의 등장, 간편 결제, 챗봇,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등 기술혁신이 오프라인 지점의 폐쇄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축소로 이어지며 은행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자본시장도 변화의 움직임에 예외일 수 없다. 과거 알고리즘트레이딩, 고빈도거래(HFT) 등 속도기반 경쟁우위 전략에서 벗어나 최근 로보어드바이저 등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같은 신기술을 활용한 투자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도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서두르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핀테크 확산을 위한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저조한 편이다. 업계에서는 근본 원인을 규제의 벽에서 찾고 있다. 국내 핀테크 관련 규제는 허용된 사업만 할 수 있는 포지티브 방식을 취하고 있는 데 반해, 대다수의 선진국들은 금지된 사업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지난 9월 혁신적 금융사업자에 대한 한시적인 인가, 개별 규제 면제 등 특례를 적용한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산업의 활력이 제고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개선하고 자본규제를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KRX)도 규제완화와 기술혁신 흐름에 발맞춰 제도 개선과 자본시장 인프라 혁신에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도 측면에서는 코넥스 기술특례제도를 도입해 핀테크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프라 측면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KSM(KRX Startup Market)을 지난해 개설해 초기 중소 유망 기술기업의 자금조달과 함께 향후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어지는 성장 단계별 자금조달 루트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불공정거래의 예방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4월 가동을 목표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시장감시시스템을 추진하는 등 신기술을 활용한 업무 혁신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산업혁명과 같은 선형적인 변화가 아니라 완전히 차원이 다른 지각변동 수준의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도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서 도태되지 않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모든 시장 참가자들이 기술혁신을 통한 자본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다.
2017-11-0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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