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년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올 들어 2월과 3월 두 달 연속 15~29세 청년실업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3월 청년실업률은 11.8%로, 일할 의사와 능력을 갖춘 청년 100명 가운데 12명 정도가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 청년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실업률은 그 이상일 것이다. 겨울은 벌써 물러갔지만 청년들의 마음을 움츠리게 하는 고용 한파는 계속되고 있다. 많은 기업에서 들려오는 인원 감축 계획과 앞으로 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소식에서 청년층의 일자리난이 과거 완료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임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다. 현 정부에서도 2013년 12월부터 ‘청년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시작으로 최근 ‘청년·여성 취업대책’까지 여섯 차례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이번에도 이름만 바꾼 ‘재탕·삼탕’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변화가 감지된다.
기업 지원을 통해 청년 취업을 돕는 과거 방식에서 탈피해 취업 혜택을 청년의 손에 직접 쥐여 주겠다는 ‘청년취업 내일공제’ 제도나 채용박람회 및 구직정보 연계 등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이 아닌 고용지원 대책과 훈련을 일자리로 연결해 정책의 체감도를 높이려는 시도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책이 많은 청년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지만,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면 또다시 공염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 그 이유는 ‘불행은 혼자 오지 않는다’는 속담과 ‘N포 세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청년층의 문제는 일자리뿐만 아니라 학업, 주거, 건강, 재정상태, 인간관계 등 매우 복합적이어서 만병통치약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히 청년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데, 요약하면 교육과 노동시장의 간극 축소, 기업가 정신의 장려, 그리고 사회적 협력체계 강화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사회적 협력체계다. 그 이유는 이번 대책 중 어느 하나라도 정부의 뜻과 의지만으로 성과를 이뤄 낼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는 여러 정책이 뚜렷한 효과를 내도록 유도하기 위해 호응도를 평가에 반영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지원 확대와 관련 대책의 법제화를 제시했다.
하지만 과거 여러 사례에서 보듯 공공기관의 청년 고용을 의무화하고 경영평가에 반영한다고 했지만 상당수 기업에서 사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아울러 청년인턴사업의 기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원을 확대했지만 마찬가지로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또 산학협력 촉진을 법제화하고 지원했지만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이번 대책도 정책 참여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다면 정부가 아무리 높은 비전을 내놓고 평가에 반영한다고 기업에 엄포를 놓아도 청년 고용 확대라는 목표는 희망사항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협력체계는 청년 취업대책을 ‘그들의 것’이 아닌 ‘나의 것’으로 생각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제 정부가 고심해 청년 취업대책을 내놓은 시점에 맞춰 노동계, 경영계, 교육계, 비정부 공공부문도 정부의 눈치를 보지 말고 각자 버전의 청년 취업대책을 작성해 보길 권한다. 그 내용은 이번 대책에 대한 비판과 우려라도 좋고, 새로운 대안 제시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정책이 금과옥조가 아닌 바에야 정부도 열린 마음으로 껄끄러운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언제든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이후에 정부를 포함한 사회적 협력에서 각 대책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높은 공통분모를 찾아내고 집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면 될 것이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경제협력개발기구 선임 이코노미스
그동안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다. 현 정부에서도 2013년 12월부터 ‘청년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시작으로 최근 ‘청년·여성 취업대책’까지 여섯 차례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이번에도 이름만 바꾼 ‘재탕·삼탕’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변화가 감지된다.
기업 지원을 통해 청년 취업을 돕는 과거 방식에서 탈피해 취업 혜택을 청년의 손에 직접 쥐여 주겠다는 ‘청년취업 내일공제’ 제도나 채용박람회 및 구직정보 연계 등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이 아닌 고용지원 대책과 훈련을 일자리로 연결해 정책의 체감도를 높이려는 시도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책이 많은 청년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지만,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면 또다시 공염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 그 이유는 ‘불행은 혼자 오지 않는다’는 속담과 ‘N포 세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청년층의 문제는 일자리뿐만 아니라 학업, 주거, 건강, 재정상태, 인간관계 등 매우 복합적이어서 만병통치약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히 청년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데, 요약하면 교육과 노동시장의 간극 축소, 기업가 정신의 장려, 그리고 사회적 협력체계 강화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사회적 협력체계다. 그 이유는 이번 대책 중 어느 하나라도 정부의 뜻과 의지만으로 성과를 이뤄 낼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는 여러 정책이 뚜렷한 효과를 내도록 유도하기 위해 호응도를 평가에 반영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지원 확대와 관련 대책의 법제화를 제시했다.
하지만 과거 여러 사례에서 보듯 공공기관의 청년 고용을 의무화하고 경영평가에 반영한다고 했지만 상당수 기업에서 사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아울러 청년인턴사업의 기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원을 확대했지만 마찬가지로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또 산학협력 촉진을 법제화하고 지원했지만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이번 대책도 정책 참여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다면 정부가 아무리 높은 비전을 내놓고 평가에 반영한다고 기업에 엄포를 놓아도 청년 고용 확대라는 목표는 희망사항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협력체계는 청년 취업대책을 ‘그들의 것’이 아닌 ‘나의 것’으로 생각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제 정부가 고심해 청년 취업대책을 내놓은 시점에 맞춰 노동계, 경영계, 교육계, 비정부 공공부문도 정부의 눈치를 보지 말고 각자 버전의 청년 취업대책을 작성해 보길 권한다. 그 내용은 이번 대책에 대한 비판과 우려라도 좋고, 새로운 대안 제시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정책이 금과옥조가 아닌 바에야 정부도 열린 마음으로 껄끄러운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언제든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이후에 정부를 포함한 사회적 협력에서 각 대책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높은 공통분모를 찾아내고 집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면 될 것이다.
2016-05-0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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