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창] K우표, 우리 문화 비추는 거울/임석하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우정문화실장

[공직자의 창] K우표, 우리 문화 비추는 거울/임석하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우정문화실장

입력 2023-07-25 02:25
수정 2023-07-25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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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하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우정문화실장
임석하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우정문화실장
얼마 전 우리나라 우표가 세계인의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달 13일 발행된 방탄소년단(BTS) 기념우표 이야기다. ‘21세기 팝 아이콘’이자 전 세계 무수한 팬을 보유한 BTS를 주제로 삼았기에 관심이 매우 뜨거웠다. 미국과 영국, 독일뿐 아니라 일본, 중동, 동남아시아 등 세계 52개국에서 우표를 구매했다. 우표 판매 당일에는 해외 팬들이 이른 아침부터 서울지역 우체국 창구를 직접 찾아 우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섰고 NHK와 로이터통신 등 해외 언론도 관련 소식을 바쁘게 전했다.

BTS 우표가 K컬처의 격을 한층 높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역사적 인물과 생태계 위주의 기념우표를 발행했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스타를 소재로 그려내 세계 무대에서 우리 우표의 위용을 떨쳤기 때문이다.

우표는 ‘정부 또는 정부가 위임한 특정 기관에서 발행하는 우편요금 선납의 증표’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세계 최초의 우표는 1840년 5월 6일 빅토리아 여왕의 모습을 표현해 발행했던 영국 우표다. 우리나라에서는 1884년 우정총국 개국을 맞아 발행된 ‘문위우표’가 최초의 우표다.

우표는 이제 ‘요금납부 증표’의 의미를 넘어 우리 삶과 이야기를 기록하며 시대 이슈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그동안 발행된 우표를 보면 근현대사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우표는 축구공을 묘사한 형태의 원형으로 제작됐고 2019년에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우표에 넣었다. 얼마 전 성공적인 발사를 마친 누리호와 다누리호, 올림픽과 엑스포 등 국제 행사와 역사적 순간들도 우표에 기록됐다. 최근에는 작고한 희극인 구봉서·남보원씨를 소재로 한 우표를 비롯해 소녀시대, 싸이 등 대중스타를 소재로 우표가 발행돼 우리 문화를 대변했다. 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뽀롱뽀롱 뽀로로’ 우표가 제작돼 큰 인기를 끌기도 했으며 ‘핑크퐁 아기상어’ 우표 발행도 준비 중에 있어 내년에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열린 ‘대한민국 우표전시회’에서는 국내 최초로 우표의 원화를 모티브로 한 우표 원화 NFT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우표에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목소리 우표를 비롯해 메타버스, 증강현실(AR) 등 디지털 기술과 연계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종합 예술품으로도 불리는 우표는 최고의 디자인과 인쇄 기술이 적용된다. 특히 우표는 국가상징물이나 문화의 척도로 평가받기 때문에 각국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내년 세계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2024 세계우표전시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국내에서 10년 만에 열리는 국제우표 축제로, 세계 각국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다양한 우표를 만나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에 발맞춰 BTS 우표의 사례처럼 K컬처 확산을 위한 소재를 지속 발굴해 문화선진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품격에 걸맞은 우정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2023-07-2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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