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래기금 사업 95% 정부 원안대로… 방만 재정 걱정된다

[사설] 미래기금 사업 95% 정부 원안대로… 방만 재정 걱정된다

입력 2026-09-28 00:25
수정 2026-09-28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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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범(앞줄 오른쪽 네 번째) 기획예산처 차관이 1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2027년 예산안 및 미래대응기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 9. 11. 연합뉴스
조용범(앞줄 오른쪽 네 번째) 기획예산처 차관이 1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2027년 예산안 및 미래대응기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 9. 11.
연합뉴스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올해 초과세수가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년 운용될 미래대응기금의 총규모도 200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조만간 발표할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 올해 연간 세수는 465조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4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당시 세입 경정으로 늘려 잡은 국세수입보다 50조원 이상 많은 규모다.

정부는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내년 162조 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45조 4000억원을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의 사업비로 지출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은 최근 10년간 내국세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세수와 당해연도 세입예산을 초과한 초과세수 등이다. 내년 기금 규모가 추가세수를 토대로 산정된 만큼 올해 초과세수가 더해지면 기금 총액은 2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

이 기금의 취지는 경기 호조로 늘어난 세수를 일회성 지출에 다 쓰지 않고, 미래 성장을 위한 재정 여력을 비축하는 데 있다.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등 성과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분야와 중장기 사업에 안정적 투자를 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한계와 우려도 적지 않다. 반도체 업황 변동에 따른 세수 불확실성을 피하기 어렵고, 국회의 예산 심의·의결 권한이 약화되는 반면 정부의 재량 지출은 커져 기금이 방만한 재정 운용의 통로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기획예산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미래대응기금 순수 지출 사업 131건 중 95%인 125건이 부처 요구 원안대로 반영되거나 증액 편성됐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의 지방계정에 반영한 국고 보조사업비를 최장 3년간 쓸 수 있게 하는 법안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의 쌈짓돈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재정 저수지로 제기능을 하게 하려면 명확한 기금 운용 원칙과 실효성 있는 통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2026-09-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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