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인당 GDP 4만 달러 눈앞, 체감경제와 괴리 좁혀야

[사설] 1인당 GDP 4만 달러 눈앞, 체감경제와 괴리 좁혀야

입력 2026-07-20 00:04
수정 2026-07-20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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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경력 없는 실업자 7년 만에 증가
반도체·AI 호황, 고용으로 흐르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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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DP 4만 달러가 눈앞이지만 청년 대졸 실업자는 48만 명으로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하는 등 성장과 체감경제의 괴리가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권창준(오른쪽 세번째)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년 청년 일경험 민·관협의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스1
1인당 GDP 4만 달러가 눈앞이지만 청년 대졸 실업자는 48만 명으로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하는 등 성장과 체감경제의 괴리가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권창준(오른쪽 세번째)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년 청년 일경험 민·관협의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스1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3만 9164달러로 추산되면서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가 눈앞에 닥쳤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명목성장률은 30년 만에 최고치를 찍고, 경제 규모도 사상 처음 30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교역조건 개선이 과거 유가 하락 때와 달리 수출기업의 매출과 임금이 함께 오른 결과인 만큼 내수 파급 효과도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숫자만 보면 한국 경제의 질적 도약이 시작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국민 다수가 체감하는 경제 현실은 장밋빛 숫자와는 괴리가 크다. 2분기 대졸 실업자는 48만명으로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는데, 이 중 2030세대 비중이 64%에 달했다. 인공지능(AI)과 경력직 선호가 맞물리면서 청년들의 첫 일자리가 줄고 있다. 20대 대졸 실업률은 8.3%로 코로나19 초기 이후 가장 높다. 취업 경험이 없는 첫 구직 실업자는 5만 6000명으로 7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이 가운데 20대는 4만 8000명으로 2분기 기준 2021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중장년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주된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평균 연령은 53세인데 국민연금 수령은 66세부터다. 13년의 소득 공백 앞에서 퇴직자 열에 여덟이 재취업 전선에 뛰어들지만, 구직 기간이 1년을 넘기면 노동시장 복귀가 급격히 어려워진다. 경제 지표의 상승이 오히려 취약계층의 안전망을 흔드는 역설까지 나타났다.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기초연금 중도 탈락자가 3년 새 60% 급증하자 정부가 지급 기준을 중위소득 체계로 대수술하겠다고 나선 상황이 대표적이다.

문제의 핵심은 성장의 과실이 반도체와 대기업을 중심으로 편중됐다는 데 있다. 한은도 호황의 혜택이 고소득·고자산 계층에 집중된 점, 반도체 장비의 높은 수입 의존도, 기업들의 해외 투자 확대가 국내 고용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견인한 성장률이 골목상권의 매출이나 중소기업의 채용 여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를 품기 어렵단 뜻이다.

고용 대책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2030년까지 AI·반도체 전문인력 20만명을 양성하고 민관 일자리 20만개를 만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취업자가 80만명 줄어들 수 있다는 노동계 전망에 비하면 충분한 규모라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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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AI가 이끈 호황만큼이나 이 호황의 이면에 놓인 AI 대체, 공급망 재편, 초고령화도 전례 없는 현상들이다. 기존의 인력 양성 정책이나 채용 보조금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국면이 아니다. 성장의 과실이 고용과 내수로 스며드는 경제 체질 자체를 바꾸겠다는 결심이 절실하다.
2026-07-2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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