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 낮은 자세로”… 당정, 소통으로 국정과제 추진을

[사설] “더 낮은 자세로”… 당정, 소통으로 국정과제 추진을

입력 2024-04-17 02:12
수정 2024-04-17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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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저부터 잘못”, 쇄신 다짐
국민 다수 공감만이 국정 운영 동력

16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생중계 모두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16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생중계 모두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의 패배로 끝난 4·10 총선 결과와 관련해 어제 국무회의에서 “더 낮은 자세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참모진 회의에서는 “대통령부터 국민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 대통령인 저부터 잘못했다”고 사과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이 ‘제 잘못’, ‘죄송’ 등의 직접적 표현으로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밝힌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총선에 담긴 민의를 무겁게 새기고 국정 운영에 큰 폭의 변화를 도모하겠다는 심경이 표출된 것이라 하겠다.

윤 대통령도 인정했듯 지난 2년 윤석열 정부는 국정의 방향은 제대로 잡았지만, 국민 다수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데는 미흡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정책과 현장의 시차를 좁히기 위해 현장 수요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고, 서민의 어려움을 세밀히 살피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윤 대통령이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한 것도 미래를 위한 구조개혁은 지속 추진하되 보다 긴밀한 소통을 통해 현실적 해법을 찾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에 대해서도 “국회가 구성되고 어떤 시점이 적절한지와 여당 지도체제 미비도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윤 대통령이 “민생을 위한 것이라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이제 윤 대통령의 소통과 대화는 국정 운영의 절대 조건이 됐다. 크든 작든 입법과 예산을 수반한 정책을 추진하려면 국회, 특히 과반 의석을 쥔 야당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여야, 당정의 소통은 물론 국민 다수의 공감과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만이 그 벽을 넘을 수 있다.

국민의힘도 어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치열한 자기 성찰에 기초한 과감한 변화·혁신 추구 △민생 과제에 책임 있게 대응 △당정 소통 강화 △단결된 힘으로 수습·재건 등의 메시지를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국민의힘이 선거 참패의 혼돈을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말뿐이 아니라 구체적 실천 방안과 피부에 와닿는 정책으로 정부를 견인하고 뒷받침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 내야 할 것이다.
2024-04-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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