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러나야 할 野 운동권 세력의 주도권 싸움 추하다

[사설] 물러나야 할 野 운동권 세력의 주도권 싸움 추하다

입력 2023-12-21 00:18
수정 2023-12-2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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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협 세력과 한총련 그룹 힘겨루기
불출마 번복 등 食言, 민심만 등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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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전국혁신회의, 이낙연 전 대표 규탄 기자회견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이낙연 전 대표 규탄 기자회견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이낙연 전 대표를 규탄하고 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조직이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운동권 출신들이 총선 공천을 놓고 집안싸움을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의원이 당내의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퇴진론에 대해 “집단적으로 몰아 ‘퇴출 대상’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80년대 학생운동의 중심이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86세대의 막내격인 임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는 과정에서 86세대가 오히려 필요하다며 ‘86 역할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같은 운동권 출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대선 때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가 최근 번복한 것과 더불어 당내 주류인 86세대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모습이다.

임 전 의원의 발언은 정의찬 당대표 특보가 민간인 고문치사 논란으로 최근 공천 적격 판정이 번복되면서 민주당의 친명(친이재명) 외곽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반발한 데 대한 반박으로 나왔다. 1997년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에 연루돼 유죄 선고를 받은 정 특보는 199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핵심 간부 출신이다. 이 단체는 정 특보가 고문을 지시한 적도 없고, 현장에 있지도 않았으며, 김대중 정부 때 사면복권됐다며 고문치사 사건 자체를 부인했다. 오히려 현역 의원들인 86세대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강도죄나 방화죄로 처벌받은 전력을 거론했다. 표면적으로는 정 특보를 둘러싼 논란이지만 이면엔 1980년대의 전대협 세대와 1990년대 한총련 그룹의 총선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라는 게 당 안팎의 지배적 시각이다.

양쪽 모두 제 얼굴에 침 뱉기가 아닐 수 없다. 이젠 물러나야 할 운동권 출신들이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며 서로를 헐뜯는 광경을 보며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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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런데도 민주당의 자성과 성찰은 간데없다. 오히려 이재명 대표의 말 바꾸기 행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대선 후보 당시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며 말을 바꿨던 이 대표가 얼마 전에는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인가”라며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 방지 공약을 뒤집을 태세다. 볼썽사나운 운동권 세력의 공천권 다툼도 모자라 말 바꾸기를 밥 먹듯 일삼는 행태로 어찌 민심을 얻겠다는 것인지 보기 딱하다.

2023-12-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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