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 꿈 짓밟은 이스타항공 채용 청탁비리

[사설] 청년 꿈 짓밟은 이스타항공 채용 청탁비리

입력 2022-10-10 20:04
수정 2022-10-1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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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원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직 전 의원이 지난 5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수백억원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직 전 의원이 지난 5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타항공이 2015~2019년 서류전형 및 면접 등 채용 과정에서 합격 점수에 못 미친 이들을 합격시키는 등 100명이 넘는 승무원을 부정 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신규 채용 승무원 500명 중 20%를 차지하는 규모다. 검찰은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과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사전구속영장 청구서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이 전 의원은 500억원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뒤 현재 보석 상태에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횡령 배임 혐의 못지않게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부정 채용을 광범위하게 해왔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단순한 부정 채용이 아니라 전직 총리 등 당시 여권 인사들의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론되는 취업 청탁에 의한 부정 채용 의혹이기에 더욱 엄중하다. 권력을 가진 이들의 취업 청탁에는 공천 약속이건, 기업 특혜 보장이건 암묵적인 대가가 따를 수밖에 없다. 그 자체가 뇌물이 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이런 채용 비리는 우리 사회의 공정한 경쟁 자체를 뿌리째 흔드는 것이자 열심히 노력하는 청년들의 꿈을 짓밟는 행위다. 이스타항공에 지원하지 않은 청년들도 함께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채용 비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강원랜드와 KT 등 공기업이나 관변 기업은 물론 거대 노조에서조차 ‘채용 세습’ 등의 부조리가 이어져 왔다. 이스타항공에 100명 넘는 부정 채용이 있었다면 청탁 사례도 그만큼에 이를 것이다. 공정의 가치를 바로하기 위해서라도 엄단해야 한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은 물론 부정 채용을 청탁한 인사들을 빠짐없이 찾아내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바란다.

2022-10-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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