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수처 ‘1호 수사’ 감사원이 적발한 조희연 사건이라니

[사설] 공수처 ‘1호 수사’ 감사원이 적발한 조희연 사건이라니

입력 2021-05-11 20:34
수정 2021-05-12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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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호 수사’ 대상으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 사건을 선택했다. ‘2021년 공제 1호’ 번호가 부여된 조 교육감 사건을 김성문 부장검사팀에 배당했다. 선출직 공무원인 시도 교육감도 고위공직자인 만큼 조 교육감 관련 사건을 공수처가 수사할 수도 있지만 맥빠진 느낌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도 과연 검찰개혁이란 국민적 열망 속에 출범한 공수처의 1호 수사로 삼을 만큼 비중 있는 사건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공수처의 출범 배경은 기소독점권 등 무소불위의 특권을 행사하면서도 구성원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보였던 검찰, 역시나 비리에 연루된 구성원들을 감싸기에만 급급했던 법원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판검사 비리 등을 수사하는 별도의 수사기구가 필요하다는 국민의 열화와 같은 주문에 따라 출범한 것 아닌가. 입법 과정에서 판검사뿐 아니라 모든 고위공직자로 수사 대상을 확대했지만, 공수처는 본질적으로 검찰개혁, 사법개혁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나 공수처에 쏟아져 들어온 수많은 제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판검사, 특히 검사와 관련된 비위 사건이라고 전해졌는데 이런 사건들을 배제하고 비교적 손쉬워 보이는 조 교육감 사건을 1호 수사로 삼은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번 사건은 감사원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로 촉발됐다. 조 교육감이 2018년 7~8월 해직교사 5명을 교육청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특채했다는 것인데, 법리적으로도 직권남용 성립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지 권력형 비리와는 거리가 멀다.

공수처가 검사 정원도 못 채운 채 수사 개시의 압박을 받는 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정공법을 택했어야 했다. 국민은 공수처가 고위공직자들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해 척결하라고 명령했다. 김진욱 공수처장과 공수처 구성원들은 정치적 압박에 구애받지 않고 국민의 명령을 수행할 의무가 있다. 눈치 보며 정치적 부담 없는 사건만 수사한다면 공수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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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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