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코로나 아니었으면 촛불 들었을 것”이라는 20대 쓴소리 새겨들어야

[사설] 민주당, “코로나 아니었으면 촛불 들었을 것”이라는 20대 쓴소리 새겨들어야

입력 2021-05-07 17:16
수정 2021-05-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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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젊은이들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퍼부었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가 그제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라는 주제로 20대 청년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간담회에서였다.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로 소개한 한 젊은이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정유라씨 특혜 등에 분노해 촛불집회에 열심히 참석했다”며 “하지만 윤미향, 조국 사태 등으로 20대들은 민주당에 엄청나게 실망했다.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촛불집회 대상이 민주당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TBS 김어준의 불공정 방송과 출연료 논란, 민주당의 병역제도 개편 정책 등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20대들이 이날 쏟아낸 쓴소리들은 공정(公正)에 특히 민감한 젊은층의 시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아무리 개혁의 취지가 좋더라도 그 과정에서 공정성이 침해되고 ‘내로남불’ 현상이 벌어진다면 수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사실 그동안 민주당은 젊은층을 ‘텃밭’처럼 인식하면서 공감대 형성에 소홀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설마 젊은층이 보수 야당을 지지하겠느냐’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지난달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 다수가 야당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나자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집권당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쓴소리를 듣겠다고 자청하는 것은 다행이다. 민주당은 이날 나온 얘기를 흘려버리지 말고 한 마디 한 마디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혹여 ‘젊은이들이 철이 없어 우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인식한다면 큰 오판이다. 오히려 ‘젊은이들이 공정에 민감하고 민주 의식이 철저한 것은 그동안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던 민주당이 그렇게 키웠기 때문’이라며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한국의 20대는 돌연변이가 아니라 기성세대의 아들·딸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20대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봐야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젊은층의 생각이 잘못됐다고 판단한다면 치열한 토론과 소통으로 설득하려고 노력해야지 무시해서는 안 된다.

만약 민주당이 일시적으로 젊은층에 손을 내미는 시늉을 한다면 또 한번 뼈저린 실패를 맛보게 될 것이다. 20대는 민주당의 노력이 진심인지 아닌지 간파할 만큼 충분히 똑똑하다. 쓴소리라도 할 때 제대로 반성하지 않으면 젊은이들의 분노를 광장에서 맞닥뜨리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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