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잔챙이만 걸린 1차 투기 조사, 수사 역량· 속도 높이라

[사설] 잔챙이만 걸린 1차 투기 조사, 수사 역량· 속도 높이라

입력 2021-03-11 20:24
수정 2021-03-12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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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투기 의심 직원 20명 적발
거물급 관련 여부도 밝혀내야

정부는 어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과 관련해 총 20명의 투기 의심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등이 제기한 투기 의심 직원 13명보다 추가로 7명을 더 적발한 것이다. 확인된 투기 의심 사례는 광명·시흥 지구에 집중됐고, 다른 3기 신도시 지구에서도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 정세균 총리는 “토지 외에도 고양시 행신동과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의 아파트 거래 내역도 모두 특별수사본부에 이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발된 혐의자 대부분은 LH 직원들이다. 국토교통부와 LH 직원 1만 4000여명에 국한된 조사로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등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자칫 조사와 수사 역량에 대한 항간의 의구심이 더 커질까 걱정이다. 향후 조사는 정·관계나 고위공직자 등 은밀히 숨어 있는 거물급 투기 혐의자들을 찾아내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 경기·인천의 기초지방자치단체, 지방공기업 임직원의 토지 거래까지 조사한다지만 어떤 경우든 성역은 없어야 한다. 그때까지 정부는 한 점 의혹 없는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펼쳐야 한다.

정부가 서둘러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요동치는 민심을 가라앉히기는 역부족이다. 자고 나면 3기 신도시를 둘러싼 투기 의혹들이 생겨나고 있을 뿐 아니라 부산과 세종시 등 다른 지역으로도 투기 의혹들이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차명 거래한 이들은 조사조차도 쉽지 않은 데다 일부 권력자들의 투기 의혹도 민심을 흔들고 있다. 몇몇 국회의원들은 3기 신도시 주변의 땅 구입 사실이 알려지자 가족의 행위로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발뺌하고 있다. 대통령 자녀가 거주하지 않은 서울의 주택을 사고팔아 1년 9개월여 만에 1억 4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고, 그 과정에서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구획으로 지정됐다는 의혹도 해명이 필요하다.

시민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안 그래도 집값이 폭등하는 마당이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땅투기는 대국민 사기극이란 성토도 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의 사퇴에 이어 LH 해체까지 주장한다. 2·4 정부 부동산 정책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지만 공정에 대한 신뢰는 이번 사태로 무너졌다. 현 정부가 공정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실망감은 더 크다. 일벌백계가 필요한 만큼 실상부터 신속하고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제대로 된 수사나 감사가 필요하다. 검찰이든 감사원이든 정부의 역량을 한데 모아 국민의 분노를 달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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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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