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동형 비례대표제 훼손한 김진애 후보의 의원직 사퇴

[사설] 연동형 비례대표제 훼손한 김진애 후보의 의원직 사퇴

입력 2021-03-09 20:18
수정 2021-03-10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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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8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지난해 4월 총선 때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1번이었던 김 후보가 사퇴함에 따라 비례대표 4번이 의원직을 승계하게 됐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김 후보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를 포함해 서울시장 선거에 매진하고자 의원직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정치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김 후보의 설명이 매우 황당할 것이다. 여론조사 지지율 등을 보면 김 후보는 박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또 단일화를 질질 끌지 않았다면 공직자 사퇴 시한(8일)을 이유로 의원직을 사퇴할 필요도 없었다. 실제 같은 범여권인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민주당과 단일화를 서둘러 의원직을 유지했다. 결국 본선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선거를 위해 국회의원 배지를 내놓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김 후보의 사퇴는 김 전 대변인에게 국회의원직을 물려주기 위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활용한다는 의심이 제기된다. 지난해 4월 총선 직후 친문 세력은 “김의겸을 국회로 보내야 한다”며 ‘김진애 사퇴’를 압박하는 무도한 일을 벌였다. 결국 현재의 상황은 그 압박을 견디다 못한 김 후보가 김 전 대변인에게 의원직을 내주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김 후보의 의원직 사퇴가 추후에 장관직이나 공공기관장 등의 반대급부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냐는 추측조차 없지 않다. 혹시라도 이런 의심들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정치의 타락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간선제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취지는 지역구 의원들만으로는 채우기 힘든 전문 인력을 입법에 참여시키기 위한 것이다. 게다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처음으로 도입해 유권자의 의지를 더 잘 반영하고자 했다. 그 점을 고려하면 김 후보는 도시계획 전문가로서 관련 입법에 4년 임기 동안 매진하는 게 도리다. 당선 가능성도 희박한 서울시장 선거를 위해 느닷없이 의원직을 던진 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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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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