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격적인 성추행 당사자로 직위해제된 정의당 대표

[사설] 충격적인 성추행 당사자로 직위해제된 정의당 대표

입력 2021-01-25 20:22
수정 2021-01-2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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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해 어제 전격 직위해제됐다. 주요 정당의 당대표가 성 비위로 징계 절차를 밟는 일도, 성추행 피해자가 현역 여성 의원인 것도 유례없는 일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력 정치인들에 이어 진보정치를 표방한 정의당 당대표까지 성추문에 휩싸인 탓에 진보진영 전체의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정의당은 지난 15일 저녁 여의도에서 장 의원과 당무 면담을 위한 식사 자리를 가진 뒤 나오는 길에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도 여러 차례 당내 조사 과정에서, 그리고 또 어제 발표한 입장문에서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공개 사죄했다. 박 전 시장 등의 성추행 이슈에 가장 목소리를 높여 온 진보정당에서, 그것도 당대표가 소속 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사실은 실로 충격적이다. 이미 징계 절차에 돌입한 만큼 정의당은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면서 단호하게 무관용 원칙에 따라 이번 사안을 엄정 처리해야만 한다.

피해 사실을 당내에서 공론화한 장 의원의 용기, 그리고 곧바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김 전 대표의 자세, 즉각 김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절차에 돌입한 당의 조치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법원의 성추행 판단에도 불구하고 여지껏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기는커녕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횡행하는 민주당으로서는 크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지 않은가.

장 의원은 “어떤 여성이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성폭력을 저지르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을 겪으며 깊이 깨달았다”고 했다.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주목한 ‘악의 평범성’이 연상되는데, 이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저열한 성인식에 대한 통렬한 비판으로 들린다. 사회 구성원 전체의 성인식 제고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또한 권력형 성범죄가 진보진영에서 잇따르는 이유가 남성우월주의 등이 조직 내부에 깊게 박혀 있는 탓은 아닌지 진지하게 성찰해 그 근원을 도려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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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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