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임기 1년 서울시장 후보들의 백가쟁명식 부동산 공약

[사설] 임기 1년 서울시장 후보들의 백가쟁명식 부동산 공약

입력 2021-01-17 17:08
수정 2021-01-18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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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북로 아파트’ 등 현실성 의문
‘아니면 말고’식 공약 후유증 우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어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장고 끝에 조만간 출사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이미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민주당 우상호 의원, 국민의힘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과 함께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열기가 한층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선거는 민심을 보여 주는 거울이다. 예비후보들마다 최우선적으로 부동산 공약(公約)을 발표하고 있는 이유다. 실제 시민들이 집값 폭등과 전세난으로 얼마나 고달퍼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듯 백가쟁명식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보궐선거로 서울시장에 당선돼도 재직 기간은 박원순 전 시장의 잔여 임기 1년에 불과하다. 게다가 전문가들조차 예비후보들이 쏟아내는 부동산 공약의 현실성과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 않은가. 임기 1년의 ‘원포인트’ 시장이 할 수 없는 일을 마치 정치 구호처럼 쏟아낸 뒤 그대로 임기를 마친다면 그야말로 빈말 공약(空約)에 그쳐 혼란만 더 부채질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많은 예비후보들이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 서울시내 주요 간선도로와 지상에 노출된 국철과 지하철을 지하화해 그 부지 등을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강변북로 등을 덮어 그 위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한다. 아파트 공급 부지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아이디어는 가상하지만 과연 토목적 실현성이나, 시민들의 수용 의사 등을 검토했는지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장기적 도시계획과도 관련이 있어 단기간에 결론 낼 사안은 아니다”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비용적 측면에서 ‘배보다 배꼽이 큰’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한다.

용적률 확대, 층고제한 완화 등을 통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공약도 속출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약속도 너나 할 것 없다. 일부 후보는 이미 유명무실화된 그린벨트 지정 해제를 통해 신규 아파트 부지를 대거 창출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서울시장 권한 밖이다. 설령 어떻게 해서든 모든 정책을 관철한다고 치자. 지금도 서울은 ‘아파트 공화국’인데 그야말로 도시 전체를 아파트로 채우겠다는 무책임한 공약의 남발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이 내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고 해도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해선 안 된다. 시민들은 부동산도 부동산이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로 더욱 팍팍해진 삶의 무게를 줄여 주길 차기 시장에게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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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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