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후진국형 폭설 교통대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 없나.

[사설]후진국형 폭설 교통대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 없나.

입력 2021-01-09 05:00
수정 2021-01-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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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저녁 폭설로 인한 교통대란은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 심각한 관재(官災)였다. 눈이 많이 내리긴 했지만 그 정도 적설량으로 서울 시내가 마비된 것은 시계를 수십년 전으로 되돌린 것 같은 착각마저 안긴다. 당시 폭설로 도로가 미끄러워지면서 교통사고가 속출했고 평소 차로 10~20분 걸릴 거리를 엉금엉금 기어 몇시간 만에 귀가한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심지어는 10시간 넘게 운전해 집에 도착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운전 중 오도가도 못하는 차 안에서 연료가 다 떨어질까 마음을 졸이는가 하면 아예 귀가를 포기하고 직장 근처 숙박업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시민들도 있었다고 하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이번 눈은 느닷없이 내린 게 아니다. 이틀 전부터 눈 예보가 있었다. 특히 기상청은 당일인 6일 오전 11시쯤 대설예비특보를 냈고 오후 1시 쯤에는 서울시에 제설 대비를 주지시켰다고 한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오후 5시에야 염화칼슘을 뿌리기 시작했다. 폭설을 막기엔 이미 늦은 때였다. 눈이 내린 뒤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도로가 얼어붙었고 이 때문에 다음날 출근길은 물론 8일까지도 이면 도로에는 눈이 녹지 않아 차들은 아슬아슬 거북이 운전을 해야 했다.

선진국에서는 폭설은 커녕 진눈깨비 같은 눈만 예보돼도 며칠 전부터 난리가 난다. 등교 취소는 물론이고 제설 작업에 만전을 기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예보된 눈에 늑장 대응하는 바람에 시민들이 엄청난 불편과 비용을 치렀다. 이런 식이라면 국민들이 혈세로 부양하는 공무원이 왜 있어야 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시민들은 “1년에 눈이 몇번이나 온다고 이런 식으로 밖에 대응을 하지 못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재난 대비는 늘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이뤄져야 한다. 조금만 안이하게 상황을 판단해도 엄청난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서울시가 과연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노심초사하며 부지런을 떨었는지 심히 의문이다. 이와 같은 후진국형 재난 대비를 다시 목도하지 않으려면 이번 늑장 대처 경위에 대한 진상 조사가 반드시 취해져야 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해 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어물쩡 넘어가면 이번과 같은 어이없는 재난은 물론 심각한 인명 피해까지 발생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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