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젠더특보까지 설치했던 서울시의 황당한 여성 인식

[사설] 젠더특보까지 설치했던 서울시의 황당한 여성 인식

입력 2021-01-07 21:12
수정 2021-01-08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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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아내는 남편을 잘 모셔야 한다’는 식의 전근대적 ‘현모양처 교실’ 같은 황당한 콘텐츠를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했다. 출산이 임박한 만삭의 여성에게 남편 속옷을 정리해 두라고 조언하는 내용 등을 대단한 ‘안내정보’랍시고 올려놓았다는데 도대체 시대정신을 읽고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런 시대착오적 인식으로 저출산 정책을 제대로 짤 수나 있는지도 모르겠다.

문제의 콘텐츠는 서울시가 2019년 개설해 운영 중인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에 있는데 누가 봐도 성차별적이라고 느낄 만하다. “냉장고의 오래된 음식은 버리고 가족들이 잘 먹는 음식으로 밑반찬을 서너 가지 준비해 둔다. 즉석 카레, 짜장, 국 등의 인스턴트 음식을 몇 가지 준비해 두면 요리에 서투른 남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거나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 양말, 와이셔츠 등을 준비해 서랍에 잘 정리해 둔다”는 조언, “청소나 설거지 같은 집안일을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한다면 특별한 운동을 추가로 하지 않아도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도 그렇다.

출산을 앞둔 여성의 모성을 보호하려는 가족들의 배려나 노력은 조금도 제시하지 않은 채 아내나 엄마를 가사도우미쯤으로 여기지 않고서야 이런 것을 안내정보라고 올려놓을 수 있겠는가 싶다. 서울시는 젠더특보까지 설치해 여성 친화 정책을 추구했다는데 이런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보면 겉만 번지르르한 이율배반적 여성정책을 펼친 것 아닌지 의심이 생길 정도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행정자치부 주관으로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작성했다가 저출산을 가임기 여성 탓으로 돌리느냐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서울시의 황당한 콘텐츠 또한 그 못지않다. 이런 시대착오적ㆍ성차별적 인식이 서울시 공직사회의 수준이라면 반드시 개선돼야 하고 개선 과정도 제시해야 한다.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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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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