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만과 독선의 민주당 보선 공천, 통렬히 사과하라

[사설] 오만과 독선의 민주당 보선 공천, 통렬히 사과하라

입력 2020-11-01 20:38
수정 2020-11-02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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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헌 바꿔 서울·부산시장 공천강행
800억대 선거비용 일부 부담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및 당헌 개정 여부를 결정하는 전 당원 투표를 그제부터 이틀간 실시했다. 결과는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표한다. 민주당 당헌 제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실시하는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 당헌대로라면 성추행에 연루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을 대신할 후보자를 보궐선거에 낼 수 없다. 하지만 민주당은 ‘전 당원 투표’를 명분으로 당헌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안건이 가결되면 이번 주에 당무위와 중앙위를 연달아 열어 당헌 개정을 마무리하고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9일 “당 잘못으로 시정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데 대해 서울·부산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린다”면서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은 아니다. 오히려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도리”라며 내년 재·보궐 선거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2년 대선에서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보궐선거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도 폈다. 불미스런 일로 공석이 된 자리에 공천하지 않겠다고 당헌에 새길 때는 서울·부산시장과 같은 대형 보궐선거를 예상하지 못한 채 당시 여당의 무책임과 부도덕을 강조해 도덕적 우위를 점하고자 했을 것이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고 자신들의 좁은 안목과 수준에 대한 반성과 사과도 없이 당헌 개정을 한다면 열성 지지자 외에는 선뜻 납득할 수 없다.

이번 당헌 개정에 다수 유권자는 176석 ‘슈퍼여당’의 오만과 독선을 느끼고 있다. 그러니 민주당은 대표 사과와 전 당원 투표라는 요식 절차만으로 보궐선거 참여의 정당성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 현실 정치를 이유로 자신들이 주장했던 정치철학을 뒤집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밀어붙이며 정치개혁이라고 주장했으나, 위성정당의 출현을 유도하지 않았나. ‘도덕적 우위’를 점하고자 문제의 당헌을 만들었던 관계자들은 통렬하게 반성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여기에다 570억원과 267억원으로 추정되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비용을 민주당이 일정 부분 부담하는 방안 등도 강구하길 바란다. 국민의 세금으로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하는 보궐선거 비용을 원인 제공자인 민주당이 일부 감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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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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