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대정신 반영한 검찰·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

[사설] 시대정신 반영한 검찰·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

입력 2020-07-30 20:26
수정 2020-07-3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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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 축소, 검경 수평적 관계화
대공수사권 공백 없이 검경이 대체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어제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줄이고 경찰과의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권력기관 개혁안을 발표했다. 검사의 1차적 직접 수사 개시 범위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 범죄와 대형참사 등 6대 분야 범죄로 한정하고, 광역 단위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부패·공직자 범죄의 경우에도 대상이 되는 공직자 범위와 경제범죄 금액 기준을 법무부령으로 마련, 수사 대상을 제한할 방침이다.

공직자는 4급 이상만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뇌물 사건은 수수 금액이 3000만원 이상,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이 적용되는 경제 범죄와 사기·배임·횡령 사건은 피해 규모가 5억원 이상이 돼야 검찰의 직접 수사가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검경이 중요한 수사 절차에서 의견이 다를 경우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대검찰청과 경찰청 간 정기적인 수사협의회를 운영하도록 했다.

검찰에 과도하게 쏠렸던 직접 수사를 대폭 축소하고 경찰에 분산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번 개혁안의 핵심이다. 검찰의 직접 수사를 줄이는 것이 맞지만 특정 범죄 분야로 검찰 수사 범위를 한정한다면 비대해진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와 견제가 어려워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검찰개혁이 자칫 현 정권의 비리 의혹 수사를 막는 방어막으로 악용된다면 국가의 부패 대응 역량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권력기관 개혁은 시대정신과 일치하나 검찰개혁 과정과 ‘조국 사태’에서 보듯 민심의 동의를 얻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여권은 명심해야 한다.

당정청은 또 국가정보원을 21년 만에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국내 정치 참여를 엄격히 제한하기로 했다. 국정원은 ‘해외’와 ‘안보’ 분야에 집중하고 국내 정치 개입과 절연하면서 직무 범위에서 국내 정보 및 대공수사권 삭제, 직원의 정치 관여 등 불법행위 시 형사처벌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향후 대북과 해외 정보 수집 기능을 1차장이 모두 담당하고, 2차장은 방첩 기능, 신설되는 3차장은 과학 사이버 첩보 분야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댓글 공작 등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은 반드시 근절돼야 하고 미국 CIA처럼 대외 안보에 집중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개혁안의 방향은 맞다. 다만 대공수사권을 삭제하면 그 역할은 검경에서 충분히 공백 없이 대신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아직 남북 분단 상태라는 점을 감안해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철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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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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