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주택 국회의원·고위관료, 부동산 정책 업무서 빠져라

[사설] 다주택 국회의원·고위관료, 부동산 정책 업무서 빠져라

입력 2020-07-07 20:18
수정 2020-07-08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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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고위공직자 1가구 1주택 요구
총선 후 실행 미비해 국민 불신 자초

정부·여당이 부동산 문제 대응을 위한 핀셋 대책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다주택자에게 보유세와 거래세를 더욱 부담시키고 전반적인 주택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대책을 마련 중이다. 여당의 의원 입법으로 양도소득세는 1년 미만 보유자에 대해 세율을 80%까지 끌어올리고, 비실거주 주택에 대해 더 무거운 세율을 부과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종부세의 실효세율을 높이기 위한 추가 조치를 국회 논의 과정에서 확실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정책에 정부가 아닌 여당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사연은 국민이 잘 알고 있다. 정부가 20여 차례 정책을 내놓았지만 집값은 폭등했고 현장에서 많은 혼란을 야기했다. 청와대가 이 과정에서 몇 차례 개입해 시장에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으나 도리어 강한 반발과 배신감만 던져 주었다. 청와대는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에게 주택 처분을 권고했지만 이에 호응한 공직자는 소수였다는 게 시간이 흐른 뒤 밝혀졌다. 이 메시지를 내놓은 대통령 비서실장은 뒤늦게 자신의 지역구 집은 내놓고 강남의 아파트는 지킴으로써 ‘강남 불패’라는 신화를 공고히 했다.

이제 여당이 나선다지만, 국민은 신뢰하기 어렵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어제 민주당 당사 앞에서 ‘주택처분 서약 불이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투기 지역 등에 두 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국회의원 현황을 발표하고 집을 팔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 중 2주택 보유자는 42명이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다주택자를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했고, ‘거주지 1채’ 서약서를 받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참여연대가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는 다주택자 국회의원과 정부 관료들에게 주택 매각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한 이유다. 이들에게 제대로 된 정책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집을 팔지 않는 이는 관련 업무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여권은 내부 의견도 먼저 조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긴급 공급 확대를 지시했으나, 같은 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재건축과 그린벨트를 풀지 못하겠다고 했다. ‘임대사업자 세금 감면’ 정책에 대한 여당 내 시각도 크게 상반된다. 매사 세금 위주로 정책을 펼치려 하는 데 대한 국민적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 종부세에 양도세, 취득세까지 올리려는 움직임에 ‘집값보다는 증세에 더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정책에 성공하려면 시장의 신뢰를 먼저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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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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