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 ‘탈중국 공급망’ 참여 제안, 국익 극대화 방안 찾아라

[사설] 미국 ‘탈중국 공급망’ 참여 제안, 국익 극대화 방안 찾아라

입력 2020-05-22 20:19
수정 2020-05-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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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을 탈피하자며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축에 한국의 참여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EPN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 베트남 등 믿을만한 국가들로 구성하려는 경제 블록이다. 중국을 뺀 상태에서 자유 진영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신뢰와 투명성, 법의 지배 깃발 아래 EPN을 조직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협력 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키스 클라크 국무부 경제차관은 20일(현지시간) “EPN의 핵심 가치는 자유 진영 내에서 공급망을 확대·다각화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 한국 등 국가들의 단합을 위한 EPN 구상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제 내놓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접근’ 보고서도 중국에 대한 사실상 ‘신(新)냉전 선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강력한 비판과 대응 방안을 담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등 외교·경제·군사 정책 등을 자유주의 세계 질서를 중국 공산당 중심 질서로 바꾸려는 도전으로 규정했다. 특히 피해 국가로 한국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사실상 한국의 대중 대응 동참을 압박했다.

외교부 등 정부 관계자들은 어제 EPN 참여 등 미국의 반중 전선 참여 요청 등에 대해 “미국의 일상적인 대중국 기조이고 구체적인 요청을 해왔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EPN이 구상단계일 뿐 구체화한 내용이 없으니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밝힐 단계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가 지난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포기했던 ‘전략적 모호성’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중국의 화웨이 통신장비를 배제하라고 미국이 압박할 때도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군사통신보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며 미국의 압박을 피해갔다.

미중 정치적 경제적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한국이 선택을 강요받는 시점이 다가온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민감한 현안에 대해 국익을 극대화할 수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 정부의 원칙을 세우고, 국민적 합의를 추구하는 방법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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