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불법어업국’ 오명, 원양어선 관리 더 엄격해야

[사설] 또 ‘불법어업국’ 오명, 원양어선 관리 더 엄격해야

입력 2019-09-20 16:35
수정 2019-09-2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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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가 2년마다 의회에 제출하는 ‘국제어업관리 개선 보고서’에 한국을 ‘예비 불법어업국’으로 지정했다. 차기 보고서 제출 기한인 향후 2년 내 우리 정부가 불법어업문제와 관련해 충분한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국내 수산물의 미국 수출 제한 등 무역제재를 가하겠다는 최후 경고다. 한국은 2013년에도 미국과 유럽연합(EU)로부터 예비 불법어업국에 지정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불법어업 처벌을 강화하도록 원양산업발전법을 두 차례 개정하는 등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었다. 그런데도 6년 만에 또 다시 불법어업국 오명을 뒤집어쓸 위기에 처했다니 어이없는 노릇이다.

이번 지정은 우리나라 원양어선 ‘서던오션호’와 ‘홍진 701호’가 2017년 12월 어장폐쇄가 통보된 남극 수역에서 조업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해양수산부는 불법조업 사실을 확인한 뒤 어장 철수 명령 조치를 하고, 원양산업발전법 위반 혐의로 해양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그러나 사법당국은 두 선박에 대해 무혐의, 기소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원양산업발전법은 불법어업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수산물 가액의 5배와 5억~10억원 이하 중 높은 금액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지 않다보니 미국 정부가 더 강력한 행정조치 개선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불법어업에 대한 형사처벌 외에 과징금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원양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미국이 지난 3월 우리 정부에 요구한 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해수부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2021년 이전에라도 미 정부가 예비 불법어업국 지정을 해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명예를 탈피하는 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만큼 가급적 연내에 법 개정이 이뤄지도록 정부와 국회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원양업계 스스로 불법조업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영세원양업체의 어려움을 이해하더라도 돈벌이에 눈멀어 국격에 먹칠을 하는 무책임한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정부도 원양어선의 관리·감독에서 국제사회의 눈높이에 걸맞게 철저하고 엄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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