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스피 2000선 붕괴, 실물경제 전이 막아야

[사설] 코스피 2000선 붕괴, 실물경제 전이 막아야

입력 2018-10-29 17:46
수정 2018-10-3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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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됐다. 5거래일째 연속 하락한 코스피지수는 어제 전날보다 31.10포인트(1.53%) 내린 1996.05로 마감했다. 2016년 12월 7일(종가 1991.89) 이후 22개월여 만의 일이다. 금융위원회가 이날 증시 개장 전 5000억원의 자본시장 안정 자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지만,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중 무역전쟁 악화 등 악재가 부각되면서 외국인들이 매도세를 지속했고, 여기에 개인까지 가세한 데 따른 것이다.

걱정스런 것은 당분간 주식시장 약세를 극복할 긍정적 요인이 없다는 점이다. 1차 원인은 외국인들의 ‘팔자 행렬’이다. 그동안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 한국 주식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기술주 약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한국 시장에 불안감을 느끼고 발을 빼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다가 내년 성장률을 2.6%로 낮춰 잡는 등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한몫했다고 한다.

코스피 급락은 주식시장의 혼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금융 당국 등 범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증시 불안이 실물경제에 옮겨붙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예정대로 자본시장 안정화 자금을 투입하길 바란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외국인의 팔자 행렬에 가세하는 것은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증시는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규제완화의 속도를 높여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쌓아야 하고, 기업도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우리 경제의 기초는 신흥국에 비교하면 안정적이지만, 경기 둔화를 알리는 신호가 빨간불을 켜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예민하게 반응해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한다.

2018-10-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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